정보공개 청구 이의신청에 대해 정보공개심의회 심의 없이 원주시가 함부로 공개 여부를 결정하는 것으로 나타나 제도개선이 요구되고 있다.

정보공개 청구에 대해 올해 원주시가 비공개 결정을 한 건수는 모두 28건이다. 이중 이의신청을 한 것은 총 4건으로 1건은 청구인이 취하했고 2건은 인용(공개), 1건은 부분인용(부분공개) 결정이 내려졌다.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이하 정보공개법)'에는 비공개 또는 부분공개 결정에 대해 이의신청이 있으면 정보공개심의회를 개최해 이를 처리하게 돼 있다.

이에 따르면 올해 4건의 이의신청이 들어온 만큼 정보공개심의회 역시 4회, 또는 모아서 한다해도 적어도 2~3회는 개최했어야 함에도 원주시는 5월 11일 '주민등록 초본 발급자 인적사항 공개' 요구를 심의하기 위해 단 한 번 심의회를 열었을 뿐이다.

2008년 비공개 건수는 78건으로 이 중 6건에 대해 이의신청이 있었는데 원주시는 3건에 대해 기각결정을 내리고 2건은 인용, 1건은 부분인용 결정을 내렸다. 정보공개심의회 심의 없이 결정한 것으로 원주시는 2008년 한 해 동안 '우리환경 및 용호산업 관련 감사결과 보고서 외 관련 자료 공개' 요구를 심의하기 위해 한 번의 심의회를 개최했을 뿐이다.

총무과 행정사무감사에서 김동희 의원은 "정보공개 청구에 대해 비공개 결정을 하는 근거가 명확하지 않다"며 "정보공개 청구를 함부로 판단해 비공개 결정을 하는 것은 민주주의와 지방자치를 흔드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원주시 행정정보공개 조례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조례 제11조에는 '집행기관은 이의신청이 접수된 때에는 즉시 원주시정보공개심의회에 상정해야 한다.'라고 규정해 놓았다. 하지만, 단서조항을 둬 정보공개법 제9조(비공개 대상 정보)에 해당하는 정보는 심의회 상정하지 않아도 되도록 했다. 주민이 요청한 정보가 제9조에 해당하는 정보인지 심의회를 거치지 않고 공무원 멋대로 판단할 수 있는 여지를 남긴 것이다.

이와 관련해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지난해 8월 "조례는 법령 안의 범위에서 제정할 수 있다. 국민의 권리를 법률에서 규정한 범위보다 넓게 규정하는 것은 가능하나, 좁게 규정하는 것은 안된다."고 밝혔다. 즉, 이의신청에 대해서는 정보공개심의회에 상정해 심의를 받도록 해야 하는데, 공무원이 심의회 판단을 받지 않고 마음대로 제9조에 해당하는 정보라고 판단, 심의조차 받지 못하게 하는 것은 국민의 권리를 법률에서 규정하는 범위보다 좁게 규정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와 함께 행정정보 공개와 관련해 원주시가 마련해 홈페이지에 올려놓은 '비공개 대상 정보 세부기준' 역시 공무원이 함부로 판단해 비공개 결정을 할 수 있는 여지를 주고 있다. 주민의 알권리 충족과 투명한 행정을 위해 원주시 행정정보공개 제도의 전면적인 검토가 요구되고 있다.

김선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