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개 사업중 치악예술관  등 11개 사업 위탁 적합
공무원노조, "인건비 늘고 공공서비스 질 하락"

원주시 시설관리공단의 윤곽이 모습을 드러냈다. 시설관리공단이란 국민체육센터 등 시에서 직영하는 시설을 효율적으로 관리·운영하고자 관련 법을 근거로 만드는 지방공기업으로 원주시는 내년 1월 출범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 15일 진행한 시설관리공단 설립 타당성 검토용역 중간보고회에서 연구용역을 맡은 한국자치경영평가원 함요상 책임연구원은 "국민체육센터 등 26개 사업을 검토한 결과 11개 사업은 시설관리공단으로 위탁하는 게 타당성이 높다는 결과가 나왔으며 5개 사업은 보통, 10개 사업은 미흡한 것으로 평가됐다"고 밝혔다.
　
치악예술관 등 11개 사업 '타당'

공단 위탁운영 타당성이 높게 평가된 곳은 ▷치악예술관 ▷따뚜공연장 ▷국민체육센터 ▷농민문화체육센터 ▷치악체육관 ▷종합운동장 ▷양궁장 ▷근로자종합복지관 ▷농산물도매시장 ▷지하상가관리 ▷종량제 봉투 판매사업이다. 박경리문학공원 등 5개 사업은 보통, 건강문화센터 등 10개 사업은 낮게 평가됐다.

추진단계도 제시됐다. 연구원 측은 1단계로 ▷치악예술관 ▷따뚜공연장 ▷국민체육센터 ▷농민문화체육센터 ▷치악체육관 ▷종합운동장 ▷양궁장 ▷사회복지센터 ▷지하상가 관리 ▷종량제 봉투판매사업 등 10개 사업을 공단에 위탁해 3개 팀을 꾸리는 안이 제시됐다. 이사장, 이사회, 비상임 감사를 두고 경영지원팀, 문화체육팀, 시설환경팀을 꾸리는 것이다. 2단계로는 2011년부터 근로자종합복지관과 공영주차장 업무를 포함해 4개 팀을 꾸리고, 3단계로 2013년부터 박경리문학공원, 강원감영, 시립화장장, 농산물도매시장을 포함해 5개 팀으로 꾸리는 안이 제시됐다.
　
자본금 5억원, 1단계 57명

자본금은 5억원으로 예상했으며 1단계 인력은 4~7급 상당 7명, 기능직 17명, 강사직 10명, 상용직 18명, 일용직 5명 등 57명으로 구상했다.

한국자치경영평가원 측은 "시설관리공단을 설립하면 효율성 제고와 체계적인 경영관리, 시정만족도 개선과 고용창출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시설관리공단 설립 타당성을 설명했다.

원주시 서성대 기획감사담당관은 "공무원 중 희망하는 사람에 한해서만 시설관리공단 직원으로 신분이 변한다"며 "부서별로 부족한 인력을 조사한 결과 101명으로 나타났는데, 시설관리공단 설립으로 늘어나는 가용인력은 인력난을 겪는 부서에 전원 배치해 업무 과중을 줄이고 행정서비스 만족도를 높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사용료 등은 조례에 의해 통제받기 때문에 공공서비스 질 하락 현상 등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무원 노조 "서비스 질 하락할 것"

그러나 이렇게 제시된 장밋빛 미래와는 달리 공무원노조에서는 시설관리공단 설립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

불안정한 신분보장을 우려해 공무원이 시설관리공단으로 가는 것을 꺼리면 필요한 인원은 모두 새로 채용해야 하고 이렇게 되면 결국 시 예산에서 지출해야 하는 전체 인건비가 늘어나 재정압박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시설관리를 하는 기능직은 본청에서 맡을 업무가 없어 시설관리공단으로 갈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일 수 있는데, 공단소속으로 신분이 바뀌면 무기계약직이 계약직으로, 청원경찰은 상용직 등으로 신분이 불안정해 지는 결과를 낳는다고 지적했다.

공공서비스 질이 하락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했다. 공무원 노조 관계자는 "인건비와 시설유지 보수비 전부를 시에서 지원하고 시설사용료를 세입으로 잡는다 해도 인건비 증가와 낮은 시설이용료 탓에 발생하는 적자를 시 예산으로 감당하는 것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인력감축과 시설이용료 인상 등이 이뤄질 것이고 결국 이는 공공서비스 하락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 밖에도 공무원 노조는 기구 축소에 따른 총액인건비 또는 정원 축소 등도 우려된다고 밝혔다. 시설관리공단 설립에 대한 좀 더 과학적 접근이 요구되고 있다.

김선기 기자 skkim@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