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PC가 세상에 선보인지 만 20년이 됐다. PC는 지난 20년간 인류의 생활을 송두리째 뒤바꿔놓으면서 산업화시대에서 정보화시대로 전환시킨 주역이다.



스물살에 세상 휘잡은 ‘전세계 사령관’

컴퓨터 5억여대 보급 … 인터넷 개발 생활패턴 변화

가격은 절반, 속도는 3만여배 성장 … 지구촌 하나로




특히 PC는 인터넷 기술과 접합하면서 거리와 시간의 벽을 뛰어넘는 교량 역할을 수행해 지구촌을 한마을로 축소시킨 마술을 발휘, 정보의 초고속 유통을 실현 시켰다. 우리나라도 ‘PC혁명’에 동참해 정보화시대 구현에 앞장서고 있다.

‘승리의 짜릿함을 맛보려면 IBM의 퍼스널컴퓨터(PC)를 사용하라’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인 지팡이를 든 찰리채플린이 빨간 스니커즈 운동화를 신고 사뿐히 허들을 넘으며 ‘PC를 사용하면 금메달을 따는 육상선수보다 더 빠르고 멀리 달리 수 있다’고 말하며 PC의 첫 광고모델로 등장한다. 1981년 8월 12일 미국 뉴욕.

자동차만한 크기의 중대형 컴퓨터만을 만들었던 IBM은 ‘퍼스널컴퓨터’라는 새로운 단어을 등장시키며 책상에 올려놓고 개인용으로 쓸 수 있는 소형 컴퓨터를 내놓았다.


이 컴퓨터가 바로 PC의 ‘시조’로 불리는 IBM PC 5150으로 당시 20년 남은 20세기를 ‘디지털 혁명’속에 몰아넣으리라고는 아무도 예측하지 못했다.

1년여에 걸치 개발기간끝에 윌리엄로우등 12명의 IBM 기술진에 의해 미국 플로리다의 보카래톤에서 태어난 5150은 4.77㎒ 속도의 인텔 8088 프로세서와 256KB까지 확장가능한 16KB용량의 기본메모리를 갖춘 ‘최고급 사양’ PC로 모습을 드러냈다.

당시 5150의 가격은 1천565달러로 81년 미국 근로자의 월 평균 소득이 700달러 정도임을 감안할 때 낮은 가격이라고는 할 수 없었다.


IBM의 PC 개발진 역시 86년까지 전세계적으로 24만1천683대면 PC 수요가 포화될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IBM의 예측은 단 한달만에 보기좋게 빗나가버렸다.

IBM의 PC는 26세 청년 빌게이츠가 만든 운영체제인 MS-DOS 1.0과 맞물리면서 폭발적인 수요에 힘입어 82년에는 무생물로는 처음으로 타임지가 매년 선정하는 ‘올해의 인물’(Man of the Year)에 뽑히기도 했다.


또 2000년 말을 기준으로 전세계적으로 PC 보급대수는 5억여대에 이르러 20세기말까지 8천만대가 보급되리라던 개발당시의 예측도 무색해 졌다.

인간이 발명했던 문명도구 가운데 PC만큼 빠른 발달 속도로 질주한 것도 찾아보기 드물다. 한 컴퓨터 전문가는 자동차 산업이 PC와 같은 속도로 발전했다면 지금쯤이면 롤스로이스 자동차를 2.75달러에 살 수 있으며 휘발유 1ℓ로 128만km를 갈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현재 일반화된 인텔 펜티엄4프로세서는 IBM PC 5150에 CPU로 쓰였던 인텔8088칩의 처리속도보다 3만여배나 빠를 뿐 아니라 가격도 절반이하에 불과하다.

90년대말 인터넷에 연결된 PC는 인간의 생활패턴과 산업구조까지 통째로 바꾸는 패러다임 전환의 중심축으로 자리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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