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구조조정 타부서 발령 협박…협약 위반"

	▲ 1인 시위 중인 영서방송 노조원.

(주)YBN영서방송이 투자비용으로 인해 누적된 금융비용 때문에 경영난이 장기화되면서 이를 해소하기 위해 일부 업무에 대한 아웃소싱을 진행하자 노조가 단체협약을 위반한 것이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노조에 따르면 아웃소싱은 지난해 3월부터 기술부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진행되고 있다. 지난달에는 콜센터와 편성보도국 아웃소싱이 진행됐으며, 이 과정에서 상당수 직원이 외주업체로 자리를 옮기거나 회사를 그만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노조에서는 이와 같은 아웃소싱이 회유와 압박을 통해 반강제적으로 이뤄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단체협약을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아웃소싱에 참여하지 않으면 구조조정을 하거나 타 부서로 발령내겠다는 식으로 직원들을 협박, 반강제적으로 아웃소싱 동의서를 받았으며 술자리를 마련해 그 자리에서 사직서를 나눠주기까지 했다"고 주장했다.

2005년 10월 사측과 노조가 맺은 단체협약서에는 "회사업무 일부를 아웃소싱 할 때 회사는 60일 전 조합에 통보하고 조합과 협의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또한 "아웃소싱을 하고자 계약을 체결할 때는 사전에 계약내용을 조합에 공개해야 하며 반드시 당사자 동의를 얻어야 한다"고 돼 있다. 노조 관계자는 "아웃소싱을 진행하기 전 어떤 통보나 협의가 없었고, 동의서를 받는 것도 반 강제적으로 진행했기 때문에 명백한 단체협약 위반"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지난달 '2009년 임금협상 및 단체협약 불이행'과 관련해 사측에 교섭을 요구했으나 사측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사측은 지난달 노조에 보낸 공문을 통해 "임금협상 및 단체협약 불이행에 관한 협상 건은 노사협의회 근로자 위원에게 위임돼 진행되고 있어 노조 요청은 해당사항이 없다"고 밝혔다. 또 "2009년 임금협상은 2008년 4/4분기 노사협의회에서 이미 동결하기로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노조에서 또 다시 교섭을 요구하자 사측은 지난 2일 회신을 통해 "노무사에게 의뢰해 자문 중에 있으며 그 결과에 따라 교섭여부 및 일정을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이에대해 전국언론노동조합은 "임금 및 단체교섭의 교섭권과 체결권은 언론노조 위원장에게 있고, 체결권은 위임할 수 없도록 돼 있다"며 "교섭권이 없는 자가 임금협약 체결을 위한 교섭을 진행했다면 이는 명백한 기망행위이고 사측이 이를 알고도 권한 없는 자와 교섭에 임했다면 이 또한 노조를 무력화시키기 위한 부당노동행위로 볼 수 밖에 없다"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회사 관계자는 "노사협의회 근로자 위원에게 위임하는 것은 2007년 12월 확정돼 노조에게 통보한 사실"이라고 전제한 후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것은 오래 전부터 노조를 포함, 회사 구성원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었고 회사는 구조조정으로 인한 갈등을 피하고자 직원들에게 아웃소싱의 기회를 부여한 것이고 지금까지 진행된 아웃소싱 역시 직원들이 아웃소싱 계획서를 회사에 제출하면 회사가 이를 검토해 진행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단체협약에 나와 있는 회사 주도의 아웃소싱과는 성격이 다르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노조는 전국언론노동조합 등과 함께 아웃소싱의 부당성을 밝히겠다는 입장이어서 노사갈등이 첨예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영서방송은 수신료 등을 둘러싼 이견으로 Xports(스포츠 채널) 등 CJ미디어로부터 공급받던 10개 채널을 중단해 주민들로부터 원성을 사는 등 내우외환을 겪고 있는 상태다. 

김선기 기자 skkim@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