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간 운영…지난달 폐지

도내에서 우편업무를 취급하던 유일한 지역농협이 우편업무를 중단하면서 농협의 우편물 취급이 역사속으로 사라졌다.

원주농협 호저지점(지점장: 황의식)은 지난달 31일을 마지막으로 우편취급 업무를 마감했다. 더 이상 우편취급 업무를 하지 않는다는 것보다 더 놀라운 사실은 그동안 지역농협에서 우편취급 업무를 했다는 사실이다.

지난 1977년 우체국 보험업무가 폐지되면서 당시 단위농협으로 보험업무가 이관된 일은 있었다. 그러나 우편물 접수 등의 우체국 본연 업무가 이관된 것은 아니었다. 원주농협과 합병되기 전인 1985년 호저농협은 조합원 및 지역주민을 위해 우체국과 협의해 호저농협 내에 우편취급국을 신설했던 것.

황의식 지점장은 "도내 면지역 중 유일하게 호저면에만 우체국이 없어 주민들이 불편을 겪자 당시 호저농협 조합장께서 우편취급국을 만든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호저지점에서는 주민들의 편지나 등기, 소포 등을 접수했으며, 호저면을 담당하는 우체국 집배원이 오후에 들러 수거한 뒤 우체국에 접수시키는 방식으로 운영됐다.

지역농협에서 우편물을 취급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한 우표수집가는 매우 희귀한 사례라며 호저지점에 들러 우편물을 맡긴 후 접수증과 소인을 기념품으로 가져간 일도 있다고 한다.

그러나 정보통신 발달로 우편물이 줄면서 하루평균 접수건수가 20여건에 불과하자 우편취급국 간판을 내리기로 한 것. 황 지점장은 "매월 담당직원이 우편물 취급과 관련한 친절교육을 받아야 하는 등 운영에 어려움이 많았다"면서 "안타깝지만 어쩔 수 없는 결정이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주민들은 24년간 이용하던 동네 우체국이 문을 닫은 것이어서 많은 아쉬움을 토로하고 있으며, 앞으로는 가현우체국을 이용해야 하는 불편을 겪게 됐다. 

이상용 기자 sylee@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