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송 강원지역대학총장협의회장이 통합교명 확정 후 원주를 첫 공식방문한 자리에서 싸늘한 원주의 민심을 온몸으로 체감했다.

　지난달 31일 상지대 민주관에서 열린 상지대 유재천 총장 취임식에서 강원지역대학총장협의회장 자격으로 축사를 하기위해 연단에 선 한 총장은 "강릉대 한송 총장"이라는 사회자의 소개가 맘에 걸린 듯 "'강릉원주대' 한송 총장입니다"라며 정정해 재차 자신을 소개했다.

　그 순간 객석 우측에서 고함이 터져나왔다. "(강릉원주대에서)원주는 빼요! 원주 망신 시킨 사람이 어딜와서 원주를 입에 올려…." 고함을 친 주인공인 이인섭 도의원은 분이 풀리지 않은 듯 굳은 표정을 풀지 않았다.

　뜻밖의 일격을 당한 한 총장은 당황한 듯 잠시 멈칫했지만 이 도의원의 발언에 아무런 대꾸를 못하고 준비해 온 축사를 읽어 내려갔다. 얼굴까지 붉게 상기된 한 총장은 빠른 속도로 준비한 원고를 읽는동안 객석에는 눈길조차 주질 않았다.

　더 이상의 돌출발언이나 행동은 없었지만 이날 취임식을 통합교명 문제로 불편한 관계에 있던 원주지역 인사들과 자연스럽게 접촉하는 계기로 삼고자 했을 한 총장으로선 뜻하지 않은 낭패를 본 셈이다.
　취임식이 끝난 후 이 도의원 곁으로 모여든 인사들은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어깨를 두드리거나 악수를 권하며 격려하는 모습. 대부분 "잘했다" "시원하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이 도의원은 "상지대와 유 총장께는 무척 죄송스럽지만 개인의 입신양명을 위해 역사성도 지역성도 없는 교명을 만든 당사자가 스스럼없이 강릉원주대를 입에 올리는 자리에 앉아있기 부끄럽고 받아들이기 어려웠다"며 "아마 내가 아닌 원주시민 누구라도 같은 심정일 것"이라고 심경을 밝혔다.

　통합교명이 확정된 후 사실상 원주를 첫번째 공식방문한 자리에서 원주의 싸늘한 민심을 온몸으로 체감한 한송 총장. 강릉으로 돌아가는 차 안에서 무슨 생각을 했을지 사뭇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