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5일 상경집회에서 조종훈(왼쪽) 자전거연합회장과 박도식(중앙)·하정균 원범추 공동대표가 삭발로 결연한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

 원범추 정부청사 항의 방문

　원주시민들의 성난 목소리가 정부종합청사가 있는 서울 세종로에 메아리쳤다.

　국립 원주대학살리기 범시민추진위(이하 원범추)는 지난 15일 교과부가 있는 서울 세종로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상경집회를 갖고 '원주대-강릉대 거짓통합 원천무효' '국민혈세 낭비한 교과부는 각성하라'는 등 구호를 외치며 원주의 민심을 알렸다.

　이 자리에는 박도식·하정균 원범추 공동대표와 원주시의회 소위원회 소속 이상현·서금석 시의원을 비롯한 사회단체장과 흥업면 주민, 동문, 학생 등 40여명이 참가했다.

　박도식 원주시생활체육협의회장과 하정균 원주대총동문회장, 조종훈 원주시자전거연합회장 등 3명은 삭발을 통해 결연한 의지를 밝혔다. 삭발식이 진행되는 동안 조종훈 회장이 굵은 눈물을 떨구자 집회 참가자들의 목소리는 더욱 높아졌다. 박도식 회장과 하정균 회장도 입술을 질끈 깨물며 북받치는 감정을 추스렸다.

　삭발식 후 집행부는 교육부장관 면담을 시도했지만 공교롭게 장·차관을 비롯한 국·과장들이 모두 행사를 이유로 자리를 비워 담당자인 대학제도과 사무관과의 면담이 이뤄졌다.

 장관면담 불발…이번주 책임자 면담 약속
 교육당국에 시민여론 확실하게 전달 의미

　접견실에서 진행된 면담은 한때, "죽을 각오를 하고 왔다. 장관 불러라."는 원주시민들의 요구에 "정상적인 계통을 밟아라. 보고하겠다."는 극히 사무적인 응대가 오가면서 가벼운 실랑이가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감정섞인 언사가 이어졌고 긴장감이 고조되기도 했지만 양측의 자제로 대화가 이어졌다. 진심은 통한 듯 했다. 초기와는 달리 원주시민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교과부 담당 사무관의 전향적인 태도에 격양됐던 시민들의 표정도 누그러졌다. 집행부는 그동안 통합과정의 부당성과 진행경과를 설명하고, 정리한 관련 서류 일체를 전달했다. 

　"교과부가 강릉대가 제출한 통합교명 변경 신청을 승인하지 않는 것도 이런 원주의 분위기를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 교과부 예혜란 사무관은 "하지만 사실 지난해 12월에 업무를 맡아 오늘 들은 이야기 중 몰랐던 부분이 많다"고 시인했다. 이어 "오늘 대화를 통해 충분한 이해를 했고, 당장 장관 면담을 약속하기는 어렵지만 다음주께 국·과장급 등 책임자 면담을 추진토록 하겠다"고 약속한 뒤 "원주와 강릉 양측의 이야기를 충분히 수렴하기 위해 면담은 양 지역 당사자가 모두 참석하거나 각자 별도로 만나는 방법 등을 모두 고려하겠다"고 덧붙였다.         

　하정균 원주대총문회장은 "획기적인 해답은 얻지 못했지만 원주시민들의 확고한 의지가 전달된 만큼 교과부가 강릉대에서 일방적으로 제출한 교명을 함부로 승인하지는 못할 것"이라며 이날 집회의 성과를 평가하고 "금주에 제출하는 통합원인무효 소송과 별개로 교과부 관계자와 면담이 성사되면 교과부의 문제해결 의지를 촉구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원주대학(통합 강릉대 문화산업대학) 학장선거가 19일 실시예정인 가운데 원범추가 학장후보들에게 발송한 공개질의서에 대한 답변은 15일 현재 3명 모두 회신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원범추는 원주대학 학장선거 후 선출된 학장이 통합과정에서 발생한 문제점에 대한 해결 노력을 하지 않을 경우 황병수 학장 때와 마찬가지로 퇴진운동을 전개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