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시가 하나마나한 공공기관 승용차 홀짝제를 유지하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고유가 비상대책으로 지난 7월 첫 시행할 당시에는 홀짝제 위반차량을 단속하고, 공무원들도 동참하는 분위기가 형성됐으나 3개월여 흐른 지금은 유명무실하게 운영되고 있는 것.

원주시는 직원 편의를 위해 출근시간에는 3회, 퇴근시간에는 2회에 걸쳐 셔틀버스를 운행했으나 이용자가 10명 안팎으로 줄자 최근 운행을 중단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고 공무원들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은 아니다. 홀짝제에 해당돼 시청 안으로 승용차를 가져가지 못하면 시청 주변에 주차시키고 있는 것.

원주시 관계자는 "시청은 시내버스 출·퇴근이 용이하지 않은데다 원거리에 사는 직원들은 택시비가 기름값보다 많이 나오기 때문에 홀짝제가 불합리하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게다가 사업부서나 읍면사무소, 동주민센터 공무원들은 출장이 잦기 때문에 홀짝제를 이행하기가 어렵다는 것. 그러나 행정안전부는 "공공부문 에너지절약대책에 유가가 얼마까지 떨어지면 중단한다는 별도 기준은 없으며, 에너지절약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될 때까지 솔선수범한다는 게 정부 방침"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에 대해 공무원들이 솔선수범을 보이려면 제대로 단속해 실효성을 담보하든지, 아니면 과감히 비상대책을 해제하는 게 실질적인 업무 효율성 향상에 도움이 될 것이란 지적이다.

공무원노조 관계자는 "정부가 공무원에 대해 별도의 강제를 한 적은 많아도 별도로 이를 해제한 적은 없는 것으로 기억한다"면서 "정부 속내는 적당히 알아서 하라는 것 아니겠냐"고 비판했다. 

이상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