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자 대부분 여성인데 남성들이 프로그램 결정 자치위원 중 전문가 비중 낮아 운영 한계 드러내

주민자치센터가 자치기능은 상실한 채 취미교실로 전락하고 있다. 게다가 주민자치위원회 전체위원의 약 70%가 남성인데 반해 센터 이용자 대부분은 성인여성이어서 이용자들의 만족도를 떨어뜨린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운영 활성화를 위해서는 근본적인 체질개선이 절실하다는 진단이 나오는 이유다.
　
주민자치위, 자생단체 수준에 그쳐

관내에는 25개 읍면동 중 15곳에 주민자치위원회가 구성돼 있으며, 주민자치센터가 설치된 곳은 6곳(귀래면, 단구·단계·봉산·무실·반곡관설동)이다.

센터가 있는 곳은 그나마 낫지만 센터가 없는 9곳(흥업·판부면, 개운·명륜1·명륜2·일산·학성·우산·행구동)은 위원회가 자생단체 수준의 역할을 수행하는 실정이다. 위원회 위원들이 자생단체장 등 지역유지 위주로 구성돼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 비중이 턱없이 낮다보니 운영 면에서 한계를 드러낼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자생단체장이 다수 참여하고 있어도 지역현안에 대한 활발한 토론이 이뤄지는 것도 아니다. 자치문화가 설익었기 때문으로, 토론문화를 찾아보기는 어렵다.

자생단체장 위주로 구성되다보니 남성위원이 차지하는 비율이 70% 가량을 점유하는 점도 문제시 되고 있다. 센터 이용자 대부분은 여성이기 때문. 읍면사무소와 동주민센터에 입주해 있다보니 운영시간이 공무원 근무시간에 맞춰져 직장인들은 이용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그런데도 위원회는 남성 위주이다보니 여성 이용자들의 편의를 간과하며 놀이방이나 탁아방을 설치한 센터는 찾아볼 수 없다.

또한 프로그램만 놓고보면 어느 센터에서 운영하는 것인지 전혀 모를 만큼 천편일률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주민자치 실현의미 퇴색

원주시에 따르면 지난 2006년 단구동주민자치센터는 10개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연인원 2만2천300여명이 이용했다. 이는 관내 6개 센터 이용자 (2만6천900여명)의 83%를 차지한다. 반면 4개 프로그램을 운영한 봉산동주민자치센터와 3개 프로그램을 운영한 귀래면주민자치센터는 각각 이용자가 420명, 552명으로 전체 이용자의 1.5∼2%에 불과하다.

그런데도 원주시는 센터별로 연간 1천500만원의 운영비를 일괄 지원하고 있다. 운영비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강사료로, 단구동주민자치센터는 운영비가 부족해 수강생들로부터 수강료를 받아 충당했다. 반면 귀래면과 봉산동은 수강료를 받지 않고도 운영할 수 있었다. 이는 이용자 수를 고려하지 않고 운영비를 일괄 지원한데서 발생한 불평등인 셈이다.

운영 프로그램도 컴퓨터교실, 스포츠댄스, 요가 등 공공·민간시설의 문화센터 프로그램과 중복돼 효율성을 떨어뜨리고 참여율을 저조하게 만들고 있다. 아울러 본래 취지인 공동체 형성 및 주민자치 실현의 의미를 퇴색시키고 자칫 여가 및 취미활동 장소로만 인식하게 할 가능성이 높아 다양한 영역의 기능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천편일률적인 교양강좌보다는 공부방 등 복지연계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면 훨씬 활성화될 수 있을 것"이라며 "복지 프로그램이 도입되면 자원봉사도 활성화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또한 전문성 강화를 위해 유급 간사제 운영 등의 현실적인 대책이 시급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