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보 희망 원샛별(18·상지여고)이 올해 첫 출전한 1만m 경보에서 한국신기록을 작성했다.
　원샛별은 지난달 27일 경북 안동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봄철중고육상경기대회 여자 1만m 경보에서 45분00초23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원샛별이 이날 수립한 기록은 불과 나흘 전인 지난달 23일 실업육상대회에서 국가대표 김미정(29·울산시청)이 세운 종전 한국기록(4분06초26)을 6초03 앞당긴 한국신기록.
　같은학교 신사흰(1학년)도 여고 1학년부 5천m에서 17분11초로 골인, 금메달을 추가했다. 이날 신사흰의 기록은 3학년부 우승 기록과 차이가 없어,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에 기대를 높였다.     
　대한육상연맹이 2011년 대구세계육상대회에서 가장 유력한 메달 후보로 꼽고있는 원샛별은 맞춤용 신발제작을 위해 일본 고베에 다녀 오느라 대회 전날 새벽에야 대회장소에 도착하는 등 컨디션 조절에 어려움을 겪고도 신기록을 작성해 육상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원샛별은 "연습량이 부족해 내심 걱정했는데 좋은 기록이 나와 너무 기쁘다"며 "앞으로도 경보에 주력, 2011년 대구에서 열리는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메달을 딸 수 있도록 더 열심히 훈련하겠다"고 말했다.
　상지여중 시절부터 원샛별을 지도해 온 정만화 감독은 "샛별이가 지난 25일 인천으로 귀국했지만 대회장소인 안동까지 바로오는 버스편이 없어 서울로 이동해 차를 갈아타는 방법으로, 26일 새벽2시에야 가까스로 안동에 도착하는 등 최악의 컨디션으로 대회에 임했다"며 "계속된 마라톤 대회 출전으로, 특별히 경보연습을 할 시간이 많지 않았는데, 일본에 머무는 동안에도 본인이 나름대로 훈련 스케줄을 소화하는 등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마라톤에서도 뛰어난 재능을 발휘하고 있는 원샛별은 올해 열린 세번의 전국 고교구간마라톤에서 모두 구간신기록을 작성했으며 지난 3월 과천대회에서는 10㎞를 33분34초에 달려 대회 신기록을 수립하기도 했다.

　원샛별은 누구?
　소초면에서 자영업을 하는 원장순(50) 씨와 배명숙(41) 씨 사이에 3남매 중 장녀로 태어난 원샛별은 소초초교 6학년 때 육상을 시작했다.
　원래는 중거리 선수였지만 성장통을 겪으며 잠시 해 본 경보에 오히려 뛰어난 자질을 보인 이색 경력의 소유자. 우승제조기 정만화 감독의 조언으로 잠시라는 생각에 시작한 외도가 지금은 전국 최고의 위치에 서게 된 발단이 됐다.
　상지여중에 재학 중인 2004년 전국소년체전 여중부 경보 5천m에서 부별신기록을 수립했고, 2005년 제4회 세계청소년육상경기선수권대회에서 중등부 한국신기록을 수립한 데 이어 윈블리츠배 제3회 전국 중·고 육상경기선수권대회에서도 대회신기록을 세우며 우승, 신기록 제조기란 별칭을 얻었다.　기록 행진은 상지여고 진학 후에도 이어졌다. 특히 2006년 제35회 전국종별육상경기선수권대회 여고부 1만m 경보에서 당시 10년간 깨지지 않던 고등부 한국신기록을 수립했다. 고교에 갓 입학한 새내기가, 그것도 1만m 첫 출전에 세운 기록은 한국육상계를 흥분에 빠트렸다.
　이 뿐만이 아니다. 불과 일주일 뒤 열린 제35회 전국춘계육상경기대회에서도 대회신기록을 수립했으며, 지난해 열린 제35회 KBS배 전국육상경기대회에서는 13년만에 대회기록을 갈아치웠다.
　정 감독이 원샛별에 거는 기대는 남다르다. 정 감독은 이미 지난 2006년 "샛별이는 국내를 넘어 세계적인 선수로 도약할 준비를 하고 있다"며 "1, 2년 후면 우리나라 최고기록 경신은 물론 세계대회 입상도 가능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정 감독의 예언이 정확히 맞아 떨어진 지금, 한국경보 원샛별 시대를 바라보는 육상 관계자들의 마음속에는 트랙경기 세계대회 첫 메달을 향한 꿈이 현실화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