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일요일마다 4시간씩
수학 가르치는 임교사는
순수한 마음으로 가르치고
싶어 수업료를 받지 않는다

삼육중 수학교사인 임대식(47) 씨는 학생들에게 '아버지'라 불린다.
　선생님이라는 말에 담긴 권위적인 요소를 없애고 학생들에게 한 걸음 다가가겠다는 의지에서다. 임 교사는 '현재를 즐기라'는 말과 함께 학생들에게 교과서를 찢게 한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 키팅 선생과 닮았다.
　그는 수학은 숫자의 계산 방법을 배우는 학문이 아니라 '사람의 생각을 읽는 학문'이라 정의한다. 수업도 교과 위주보다는 개념에 대한 원리를 설명하면서 흥미를 갖게 한다. 딱딱하고 재미없는 수학이 아니라 재미 있으면서 사람의 마음을 읽는 방법을 배우게 한다.
　"개념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부족하면서 공식을 외워 계산하는 방식의 수학교육은 잘못된 것"이라며 "그 원리를 정확하게 알면 계산하는 방법은 저절로 쉬워지고, 무엇보다 그 과목에 대해 흥미를 갖게 된다"는 임교사는 주말이 없다. 수학을 좋아하는 학생들을 위해 주말을 반납하고 함께 수업을 하기 때문이다. 일요일마다 학교에 나와 오후 2시부터 4시간 동안 수학을 가르친다. 한 주도 쉬지 않기 때문에 어려움이 많지만 함께 공부하고자 기다리는 학생들을 생각하면 개인적인 일은 포기할 수밖에 없다.
　4시간을 수학 한 과목만 배우면 지루할 수 있지만 학생들은 이 시간을 매우 기다린다. 딱딱한 수학 공식이 아니라 수학놀이를 하는 재밌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수업이 끝나면 아이들의 친구가 된다. 학교생활뿐만 아니라 개인적인 문제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눈다. 주말수업은 별도로 수업료를 받지 않는다. 자신을 잘 따라와 주고 좋아해 주는 학생들에게 순수한 마음으로 가르치고 싶기 때문이다.  학교 일에만 매달려 집안일에는 신경을 쓰지 못하다보니 가족들에게는 언제나 미안하다.
　이렇게 주말을 반납하고 수학 경시반을 운영한 게 벌써 3년 째다. 학생들에게 참된 교육을 해주려는 그의 마음과 학생들의 노력으로 삼육중은 한국수학교육학회로부터 2년 연속 수학 최우수학교로 선정되기도 했다.
　임 교사는 "점수로 서열화되고, 학교 교육은 상급학교나 직장에 들어가기 위한 수단이 됐다"며 "적성이나 개성보다는 부모의 성취욕에 따라 학생의 장래가 결정되는 현실이 개선됐으면 한다"고 했다. 또 "학생들이 흥미를 느끼고 스스로 학습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 게 교사가 할 일"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