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학초교, 원주교육장기 빙상대회 2연패
전교생 45명 중 38명 출전 ‘값진 우승’ 일궈

소초면 교학초교(교장:박흥순)는 농촌 소규모 학교다. 1947년에 개교, 60여년간 1천429명이 이 학교를 거쳐 갔지만 현재는 여타 농촌학교들과 마찬가지로 학생 수가 계속 줄고 있다.
전교생이라야 45명에 불과한 이 작은 시골학교가 지난 해에 이어 올해도 사고를 쳤다.
교학초교는 지난 6일 태장동 북원교 밑 빙상경기장에서 열린 제42회 원주교육장기 빙상대회에서 종합우승을 차지했다. 쟁쟁한 도심학교들을 모두 제치고 이룩한 결과다. 도시 학교와 농촌 학교를 분리하지 않고 첫 통합대회로 치른 지난 해에 이어 대회 2연패를 달성하는 쾌거를 올린 것.
원주시내 15개교 104명이 출전한 이번 대회에서 교학초교는 32개 종목 중 16개 종목을 석권하며 총점 172점을 획득, 우승의 영예를 안았다. 90점과 14점을 얻은 중앙초교와 봉대초교는 각각 2, 3위를 기록했다.
교학초교의 우승비결은 전교생 45명 중 38명이 이 대회에 출전했을 만큼 높은 참여 열기에서 찾을 수 있다.
2003년부터 특기적성교육으로 빙상교실을 운영하고 있는 교학초교는 매년 겨울방학이면 학교 인근 학곡저수지 얼음 위를 훈련장으로 사용해 왔다. 전교생 대부분이 특기적성교육에 참여하고 있으니 수업을 받는 자리만 바뀌었을 뿐 방학이 따로 없는 셈이다. 학부모들도 훈련이 끝날 무렵이면 교대로 간식을 마련해 와 아이들의 언 손과 볼을 따뜻하게 녹였다.
빙상교실을 지도하고 있는 박상우 교사는 “이 곳 아이들은 방학을 해도 도시 아이들처럼 학원에 갈 환경이 못돼 빙상교실을 운영하게 됐다”며 “해마다 참여하는 아이들의 수도 늘고 훈련에도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쌀쌀한 날씨에도 아랑곳 않고 트랙 주위를 지키며 열성적인 응원을 보내 준 학부모와 교사, 동료 어린이들의 응원도 이번 우승에 한몫을 톡톡히 했다. 전문 훈련을 받은 시내학교 빙상 선수들과의 경주에서 트랙 반 바퀴 이상 차이가 날 만큼 실력차를 보이기도 했지만 트랙 바깥의 응원열기는 식을 줄 몰랐다. 대회 입상에 연연하기 보다는 내 아이, 우리 동리 아이가 정식대회에서 얼음을 지친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한 듯한 표정이었다. 출전선수 외에 학교 관계자 1~2명이 자리를 지킨 인근 학교들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
개개인의 실력은 뒤질지 몰라도 겨우내 땀 흘린 선수들의 노력과 교사, 학부모들의 성원이 함께 더해진 값진 우승이라는 게 대회를 지켜 본 관계자들의 평이다.

◇마지막 계주를 끝으로 교학초교의 종합우승이 확정된 순간 응원 나온 학부모들(사진 위)과 선수들(사진 아래)이 함께 기뻐하고 있다.
김민호  mhkim@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