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원여중 김다주 채윤희 양 "학원 못가는 후배위해 시작"

"동생들 가르치기 위해 더 많이 공부"…용돈 모아 간식거리도 마련 훈훈

"학원이 없어 특히 영어 과목은 시내 사는 친구들에게 뒤떨어지는 게 사실이예요. 저희처럼 영어때문에 후배들이 힘들어 하는 일이 없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시작하게 됐어요"
　농촌에서 태어나 동 지역 중학교로 진학한 후 친구들보다 영어가 뒤쳐진다는 것을 느낀 학생들이 모교 후배를 위해 영어수업과 상담 등을 해주고 있어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주인공은 북원여중 2학년 채윤희·김다주 학생이다.
　이들은 금요일 수업이 끝나자 마자 모교인 교학초등학교 6학년 후배들이 공부하는 교실을 찾아간다. 직접 구매한 영어기초문법 문제집을 후배들 숫자만큼 복사한 후 준비한 수업을 시작한다.
　김 양은 "동생들 가르치려면 저부터 많이 알아야하기 때문에 학교에서 수업도 열심히 듣게 되고, 집에 와서도 평상시 보다 공부를 많이 하게된다"며 "중학교에 진학한 후에는 학원을 다닌 친구들보다 영어가 많이 부족했지만 지금은 어느 정도 수준을 맞춰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런 노력이 있었기 때문일까? 현재 김 양은 북원여중에서 전교 1, 2위를 다툰다.
　준비한 수업을 모두 마친 후에는 꼭 후배들에게 질문을 받는다. 곧 중학교에 진학할 후배들이기에 중학교 생활에 대해 궁금한 것도 많을 터. 따로 만나 고민상담을 요청하는 후배도 있다고 한다.
　채 양은 "같은 동네에 살기 때문에 다들 친동생같고 도움을 줄수 있어 오히려 고맙다"며 "동생들과 1~2시간 동안 이야기를 나누고 나면 뿌듯하고 오히려 많은 것을 얻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들은 때로 후배들을 위해 얼마 되지않는 용돈을 아껴 간식거리를 사간다. 이렇다 보니 교학초교 6학년 학생들은 금요일 오후를 손꼽아 기다린다.
　김미란(교학초교 6학년) 양은 "여름방학 때 언니들과 같이 소풍가서 함께 놀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눴을 때 제일 좋았다"며 "언니들이 다니는 북원여중에 진학해 더 가까이 지내며 도움을 받고, 졸업 후 언니들처럼 다시 학교를 찾아와 후배들에게 도움이 되는 멋진 선배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학원 다니고 싶어 부모님에게 응석을 부리기도 했었다는 채 양은 "시골학교라는 어려운 환경이지만 적극적이고 열심히 공부한다면 학원을 다닌 학생들보다 얼마든지 잘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한다"며 "후배들이 졸업후에도 모교를 사랑하는 마음을 항상 갖길 바란다"고 말했다.
　교학초교 김병용 교장은 "비슷한 또래가 수업을 해서인지 윤희와 다주가 수업할 때 학생들 수업 태도가 평상시 보다 밝고 즐거워 보인다"며 "수업내용도 알차고 그 수업을 위해 노력하는 학생들이 기특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