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눈에 맞춰 생각을 하게 됐던 것 같아요. 그리고 조선시대 이야기가 나오니까 안 보던 역사책도 다시 뒤적이게 되더라고요"라고 말하자 새치름해진 딸 이시연 양(무실초교3)은 "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며 엄마랑 생각하는 게 많이 다르다는 걸 알았어요"라고 했다. 그러더니 이내 해맑게 웃으며 "그래도 동화책을 잘 안 읽으시던 엄마랑 같이 읽고 이야기를 나누니 좋았어요"라며 해맑게 웃었다.
최연소 참가자 정민희 양(치악초교2)은 "엄마가 권해주셔서 읽게 됐는데 정말 재미있게 읽었어요"라면서 "감동 깊게 읽었는데 표현을 하려니 어려워요"라며 수줍어했다.
아흔살을 목전에 둔 김동진 옹(87·흥업면)도 돌담 밑에서 원고지에 한 글자 한 글자 정성스럽게 독서감상문을 써 내려갔다. 김옹은 "백일장은 나가봤지만 내 평생 독서감상문 대회는 처음 나온다"면서 "한글이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문자라는 것을 알았지만 책을 읽으면서 또 한 번 가슴 깊이 느꼈다"고 말했다.
원주 한 도시 한 책읽기 운동 선정 도서인 '초정리 편지'를 읽고 독서감상문을 쓰는 이번 대회에 참가한 인원은 350명. 작년 290명보다 60여명이나 많이 참가했는데 이에 대해 관계자는 "올해는 한 도시 한 책읽기 운동이 작년보다 일찍 시작된데다 방학 때 대부분의 학생들이 초정리 편지를 읽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김성수 심사위원장은 "초등부의 경우 작년보다 작품 수준이 훨씬 높아졌다"면서 "모든 작품 곳곳에 한글 사랑에 대한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었고 초등부나 중·고등부의 경우 은어나 인터넷 용어에 대해 개탄하는 내용이 많았다"고 총평을 했다. 이어 "초정리 편지로 인해 한글 사랑이 증폭된 것 같아 기쁘다"고 했다.
한편 이번 대회에서 영예의 최우수상은 초등부 신은경(태봉초교6), 중고등부 윤예림(원여중3), 일반부 최영옥(44·단구동) 씨가 차지했으며 시상식은 오는 31일 오후3시 시립박물관에서 열린다.
서연남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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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지대 가로수까지 무참하게 '싹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