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교육 악화 이농 부채질”

교육인적자원부가 지난 25일 전국 시·도 교육청 부교육감 회의를 통해 2009년까지 농어촌 지역 초·중·고 소규모 학교를 통·폐합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파장이 예상되고 있다.
교육부가 밝힌 통·폐합 학교 대상은 초·중·고교의 경우 본교는 학생 수 100명 이하, 분교장은 20명 이하의 학교이다.
이 기준을 적용할 경우 원주지역에서는 초등학교 16개와 2개의 분교장, 중학교 5개교, 고등학교 1개교가 해당된다.
1개면 1개교 유지 원칙을 세워놓기는 했으나 이 기준을 적용해 통·폐합이 추진된다면 농촌지역 학생들의 교육환경 악화와 이농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교육인적자원부 교육복지정책과 관계자는 “현재는 초보적인 수준에서 각 시·도 교육청에 통·폐합 추진을 당부한 정도이고 구체적인 추진 계획은 아직 정하지 않았다”며 “학교 통·폐합은 시·도 교육감의 권한사항이기 때문에 통·폐합을 추진하더라도 농어촌 지역 여건이 충분히 반영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교육부는 각 시·도 교육청 예산 지원 시 통·폐합 실적을 평가항목에 포함시켜 재정을 차등지원 한다는 방침이어서 농촌지역 교육여건이 충분히 고려된 통·폐합이 가능할 지 의문시 되고 있다.
강원도 교육청 관계자는 “거론된 기준에 대해 교육부가 공식적으로 지침을 내린 것은 없다”며 “도 교육청은 본교는 50명 이하, 분교는 20명 이하의 학교를 대상으로 하고 있으며 이 또한 지역주민이나 학부모들의 동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도 교육청 입장에서도 지역 특수성을 고려해야하기 때문에 일괄적인 기준으로 소규모 학교를 통·폐합하는 것은 무리라는 입장이다.
원주교육청 관계자 역시 “교육부 기준이 그대로 적용된다면 지역에서 크게 반발할 것은 당연하다”며 “각 지역 여건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학부모 정모씨(42)는 “100명 이하 학교를 통·폐합 하겠다는 것은 농촌현실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것이다”며 “통학 불편 등의 직접적인 문제뿐 아니라 농촌 인구 감소와 동문 반발의 문제도 야기될 것이다”고 말했다.
전교조 강원지부는 지난 26일 성명을 내고 “이는 교육이 갖춰야 할 공공성을 무시한 채 경제 논리만으로 교육을 바라보고 있는 근시안적 계획이며 정부가 줄곧 강조했던 ‘돌아오는 농촌’, ‘수요자 중심의 교육’과도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밝혔다. 또한 전교조 강원지부는 ▷농어촌학교 통·폐합 기준 완화(현재 100명 이하에서 10명 이하로) ▷주민이 요구하면 통·폐합으로 폐교된 학교를 다시 개교 ▷농어촌 학교 통·폐합 시 주민 의견수렴 의무화 ▷농어촌 학교 복식학급은 10명 미만일 경우에만 편성할 것 등을 요구했다.
김선기  skkim@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