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식구들과 외식을 하고자 단계택지를 찾은 강지은(39) 씨. 저녁시간이라 주차할 곳이 마땅치 않았던 강 씨는 한 음식점 앞에 주차를 했다. 그러나 이내 가게 업주가 나와 장사에 방해가 되니 다른 곳에 주차할 것을 요구했다.

　강 씨는 "오랜만에 식구들과 하는 외식이라 분위기를 망치고 싶지 않아 다른 곳에 주차를 했지만 불쾌한 기분을 떨쳐버릴 수 없었다"면서 "음식점들이 자기 손님이 아니면 가게 앞이나 옆면 주차를 금하고 있는데 이는 엄연히 불법 아니냐"며 불만을 토로했다.

　우산동에 사는 이유나(28) 씨는 회사 주변에 주차할 때면 기분이 상한다. 도로와 인접한 식당에서 5~6대는 주차할 수 있는 공간에 주차금지 표지판을 세워 놓고 주차를 못하게 하기 때문. 분명 문제가 있다는 것은 알지만  식당주인과 언쟁하는 게 싫어 먼 곳에다 주차할 때면 화가 치민다고.

　이처럼 식당이나 상점들이 가게 주변에 생수통이나 폐타이어 등을 내어 놓고 주차를 못하게 하는 행위는 비일비재하다.

　이에 대해 원주시는 다른 사람이 주차하지 못하도록 물건을 내어놓고 주차 공간을 확보하는 행태는 엄연한 불법이지만 단속은 실질적으로 어렵다는 입장이다. 도로법에 따라 도로로 지정된 곳은 현관 앞이라 할지라도 사적 이익을 위해 주차금지 구조물을 내 놓아선 안된다는 게 김영부 원주시 건설행정 담당의 설명. 김 담당은 "도구를 이용해 주차공간을 확보하고 있는 경우 치우라고 요구하면 바로 실행에 옮기기 때문에 그 이상의 조치를 취하긴 어렵다"며 "그러나 시간이 좀 지나면 같은 상황이 반복되곤 한다"고 말했다. 김 담당에 따르면 이와 같은 지시를 따르지 않는다 해서 범칙금이 부과되는 건 아니다. 주차위반 처럼 범칙금이 정해져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도로법을 위반하는 경우는 법원에 고소장을 접수하면, 판사가 상황을 판단해 조치를 내리게 된다고. 그러나 김 담당은 "계도를 따르지 않는 업주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