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검진을 받지 않으면 해당 근로자 및 사업주에게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돼 있으나 제대로 이행되지 않아 취지를 무색케 하고 있다.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르면 근로자는 2년에 한 번 건강검진을 받아야 한다. 이를 어길 시 근로자에겐 10만원, 사업주에겐 1인당 2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돼 있다.

　그러나 서울지방노동청 원주지청(이하 원주지청)은 지난해와 올해 각각 세 건과 한 건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이 중 일반건강검진은 지난해 한 건에 불과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원주지사(이하 원주지사)에 의하면 지난해 검진대상 근로자는 3만8천187명으로 82%(3만1천312명)가 건강검진을 받은 상태. 7천여명 중 3명에게만 과태료를 부과한 것이다. 규정을 지키지 않았지만 제재는 받지 않은 상황.

　한 중소기업에 재직 중인 임모(32) 씨는 "건강검진에 대한 신뢰가 없을 뿐 아니라 의무라는 생각도 안 들어 몇 년 째 미루고 있는데 과태료가 부과되진 않았다"며 "주변에 건강검진을 받지 않은 동료가 있지만 과태료를 납부했다는 말은 듣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와 같은 실적저조에 대해 원주지사와 원주지청은 인력난을 이유로 꼽았다.

　원주지사 김인배 씨는 "건강검진 관련 업무는 건강보험공단에서 관리하지만 과태료 부과는 노동청 소관이라 과태료 부과 여부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며 "적은 인원이 다양한 업무를 처리하다보니 소소한 문제까지 신경 쓰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주지청 김영락 씨는 "미검진자에 대한 자료를 건강보험공단에 요청한 상태이나 아직 자료를 받지 않아 실태 파악이 어려운 실정"이라며 "미검진자 업무만 처리한다면야 과태료 부과가 제대로 이뤄지겠지만 워낙 많은 업무를 담당하다보니 건강검진 업무에만 치중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씨는 "제대로 실태를 파악해 과태료 부과가 형식적인 것에 그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