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텔레비전 광고를 보면 학생들이 교장선생님께 비데 설치를 요구한다. 광고임에도 비현실적인 요구로만 들리진 않는다. 가정에서 사용하는 비데에 익숙해진 학생들에게 학교 화장실 이용은 여간 불편한 게 아니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3학년 딸을 둔 민모 씨는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 학교 화장실이 불편한 딸이 용변을 보고자 집으로 달려오는 경우가 왕왕 발생하는 게 이유다.

　민 씨는 "비데에 익숙해져서인지 공중화장실이나 타 화장실은 물론 학교 화장실 사용까지 불편해 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주교육청에 따르면 관내 초·중학교 66개교 화장실 3천188개 중 양변기는 1천118개, 화변기(쪼그려 앉기식)는 2천70개로 화변기가 양변기보다 2배 가까이 많다. 이 중 사립학교 6곳은 양변기 13개, 화변기 130개로 화변기가 10배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공립학교(화변기: 776개, 양변기: 1510개)와 비교하면 화변기가 양변기보다 5배나 높은 수치다.

　이에 대해 원주교육청 관계자는 "변기 종류는 학교장 선택"이라며 "최근에는 양변기를 설치하는 학교가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비데 설치는 학교 자체적으로 이뤄지고 있어 현황을 파악할 수 없다"며 "교직원용로만 설치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