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에선 식수를 위해 물을 끓이거나 정수기를 사용한다. 약수를 이용하는 가정도 있다. 수돗물을 믿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사찰에 있는 물은 어떨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찰에 있는 물은 의심 없이 마신다. 오히려 약수라 생각해 몸에 좋다고 인식할 정도다. 그러나 이는 잘못된 판단이다. 사찰의 물은 사찰 측에서 자비를 들여 수질검사를 하지 않는 이상 식수로 적합한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바꿔 말하면 검증조차 안 된 물에 대해 의심조차 않고 있는 것이다.

　원주시 관계자에 따르면 사찰에 대한 수질검사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그러나 상수도나 지하수에 대한 수질검사는 실시하기 때문에 사찰에서 상수도나 지하수를 식수로 사용하고 있다면 먹는 물 기준 적합 여부를 알 수도 있단다. 문제는 이 역시 식수공급처에 대해 사찰에 일일이 문의해야 파악이 가능하단 것.

　실제로 10여 곳의 사찰에 문의 해 본 결과 "담당자가 없어 모른다"는 응답이 대부분이었고, "5년여 전에 수질검사를 했는데 식수로 적합하다고 해 그 후에는 수질검사를 하지 않았다"는 사찰도 있었다.

　치악산은 사찰이 유독 많이 위치해 있는 곳. 치악산국립공원 관계자는 "국립공원이 관리하는 사찰은 상원사 뿐"이라며 "상원사 먹는 물은 기준에 적합하니 안심하고 먹어도 된다"고 밝혔다. 이어 "구룡사 먹는 물은 일반인이 많이 마시고 있어 검사해 본 결과 먹는 물 기준에 적합하지 않다는 결과가 나와 얼마 전 폐쇄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윤모(행구동) 씨는 "등산을 자주 하는데 산에 오르다 사찰이 있으면 목을 축이고자 들르곤 한다"며 "다행히 지금까진 별 탈 없었지만 앞으론 주의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로선 본인이 잘 판단해 음용 여부를 결정하는 게 최선책인 것이다.

　한편 충청북도의 경우 최근 충청북도 보건환경연구원이 충북 소재 사찰 72곳을 대상으로 수질 검사를 실시한 결과 64%인 46곳이 먹는 물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