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지개발로 지난해 9월 원주시가 봉화산 일대를 개발행위제한구역으로 묶은 취지가 훼손된다는 지적이다.
김경준 원주환경운동연합 정책실장은 "도심 거대 녹지 축인 봉화산 훼손에 대한 시민의 우려가 봉화산 일대를 개발행위제한구역으로 지정하게 된 배경"이라며 "개발행위제한구역으로 묶어 놓고 정작 원주시가 대규모 녹지 훼손이 불가피한 택지개발을 한다는 것은 행정의 일관성을 상실한 것"이라고 밝혔다.
원주시의 택지개발 계획에 따르면 농산물도매시장 맞은 편에 산을 관통해 택지로 진입하는 폭 25m 도로가 건설된다. 또한, 봉화산 1지구처럼 택지개발로 봉화산 일부 절개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예정지구 내 구릉지 녹지대도 사라질 것으로 예상한다. 따라서 봉화산 2지구 택지개발에 따른 녹지 감소량은 상당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환경단체가 반발하는 주된 이유도 이 때문이다.
또한, 환경단체들은 이번 택지개발이 봉화산을 공원으로 지정한 2020년 도시기본계획과도 상충한다고 보고 있다. 택지개발예정지구는 2020년 도시기본계획상 주거용지이지만 경계가 불명확해 공원으로 보존돼야 할 봉화산 경계를 침범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도시계획을 담당하는 원주시 관계자는 "공원구역을 어디까지 할 것인지는 관리계획수립 단계에서 결정될 일이지만 택지개발 예정지구가 정해진 만큼 자동으로 예정지구 밖에서부터 공원구역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공원구역 확정 후 택지개발이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택지개발 구역이 확정되면 공원구역의 범위도 정해진 다는 의미.
김경준 실장은 "이번 개발사업 추진은 원주시가 시민의견 수렴 없이 봉화산이 훼손돼서는 안된다는 시민의 걱정을 무시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승현 원주녹색연합 사무국장도 "도심 내 녹지공간이 훼손되지 않는 범위에서 개발을 추진하는 게 보편적 방식"이라며 "도심 녹지공간을 일부러라도 만드는 추세인데 산이 깎이는 택지개발을 한다는 것은 상식에 어긋난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원주시는 최소한의 녹지대 훼손은 체계적인 도시개발을 위해 불가피하다고 밝혔지만 환경단체들은 이번 택지개발에 강력히 대응한다는 방침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김선기 기자 skkim@wonju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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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지대 가로수까지 무참하게 '싹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