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시는 지난 19일 시청 소회의실에서 혁신도시보상협의회를 개최, 이주자 택지에 관한 사항 등을 논의하려 했으나 혁신도시주민대책위원회(이하 주민대책위) 위원들이 혁신도시건설단의 감정평가업체 선정에 문제를 제기했고, 결국 협의회는 한 시간만에 파행으로 끝났다. 이에 앞서 혁신도시건설단은 지난 18일 자체 심사위원회를 통해 한국감정원을 포함, 4개의 감정평가 업체를 선정했다.
주민대책위는 "반곡동 표준지 공시지가를 전국 평균 이하로 평가한 감정평가사가 속한 H업체를 배제해 달라는 요구했지만 이를 묵살했다"며 "H업체를 배제하면 현황측량에 응하겠다고 문서로 밝혔음에도 이를 묵살한 것은 주민을 무시한 처사"라고 밝혔다. 또한, 주민대책위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은 만큼 현황측량을 위한 혁신도시건설단 관계자들의 마을 출입을 계속해서 막겠다고 덧붙였다. 주민대책위 관계자는 "주민들은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다"며 강력한 대응의 뜻을 밝혔다.
원주시도 혁신도시건설단의 감정평가 업체 선정에 아쉬움을 표출했다.
원주시 관계자는 "제외해 달라는 업체는 포함하고, 넣어 달라는 업체는 제외했으니 주민들이 이를 받아들일 수 있겠느냐"며 "감정평가 업체 간 차이가 별반 없는데 굳이 주민요구를 수용하지 않은 것은 융통성 부족이며, 결국 사업이 크게 진척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고 밝혔다. 혁신도시건설단과는 달리 주민 요구에도 귀를 기울여야 하는 시로서는 당연한 반응.
그러나 이에 대해 강원혁신도시건설단은 감정평가업체 선정은 재고할 여지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건설단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심사위원회를 구성, 객관적인 기준을 바탕으로 최선을 다해 공정하게 선정했다"며 재고의 여지는 없다고 밝혔다. 또, "주민들과 지속적으로 협의는 하겠지만 현황측량을 계속 못하는 상황이 되면 현황측량이 필요없는 곳부터 먼저 평가해 우선 보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황측량 없이 보상작업이 가능한 곳은 전체 혁신도시 건설사업 부지 중 70% 가량이다. 감정평가 업체 선정 논란을 해결하지 못하면 주민들과의 물리적 충돌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김선기 기자 skkim@wonjutoday.co.kr
<저작권자 © 원주투데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녹지대 가로수까지 무참하게 '싹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