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7 험멜코리아 전국대학축구대회 준우승을 차지한 상지대 축구부.

한때 팀 해체까지 거론…신뢰와 조직력으로 신화창조

　상지대(총장:김성훈)가 2007 험멜코리아 제8회 전국대학축구대회에서 우승보다 빛나는 준우승을 차지했다.
　상지대는 지난달 29일 강진 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고려대와의 대회 결승전에서 전후반과 연장을 2굜2로 비긴 뒤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2굜3으로 패배, 아쉬운 준우승에 머물렀다.
　비록 첫 전국대회 우승은 놓쳤지만 대회 4연패를 달성한 고려대보다 주목을 받은 팀은 상지대였다. 스타플레이어 하나없이 무명 선수들로 구성된 상지대가 결승에 진출하자 경기장 주변에서는 '무명의 반란' '돌풍'이란 표현이 쏟아졌다. 하지만 대회기간 선수들이 보여준 정신력과 투지, 조직력은 이들의 성적이 결코 우연이 아님을 입증하고도 남았다.
　사실 상지대는 한 두해 전까지만해도 성적부진으로 팀 해체가 거론됐을만큼 존폐마저 불확실한 팀이었다. 이 때 축구부에 힘을 불어넣은 사람이 정성국 당시 축구부장과 축구부 창단에 산파역할을 한 이강옥 현 예체대 학장. 이들은 축구부 해체를 두고 고민하던 학교측에 오히려 '성적이 오를경우 등록금 면제'라는 인센티브안을 요구해 관철시키며, 그 때까지 패배의식에 젖어있던 축구부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여기에 2003년부터 코치를 맡아 선수들과 함께 생활한 송상우(34) 감독이 지난해 11월 취임하면서 선수들을 변화시켰다. 상지대 출신 프로축구단 입단 1호(천안 일화 드래프트 3순위, 현 성남 일화)인 송 감독은 동기유발을 위해 선수들과 대화시간을 늘리고 조직력 극대화에 나섰다. 지도자로, 학교 선배로, 때로는 맏형같은 송 감독의 인품에 선수들은 금새 하나가 됐다. 신뢰가 쌓이자 훈련에 집중하는 선수들의 자세도 틀려졌다. 개인기량은 떨어지지만 3-4-3 포메이션 아래 톱니바퀴처럼 돌아가는 조직력이 완성되면서 그 어느팀과 붙어도 해 볼만 하다는 자신감도 생겼다.
　효과는 의외로 빨리 나타났다. 올해 5월 1, 2학년 대회에서 3위에 입상한 것. 가능성이 현실이 되자 시합에 임하는 선수들의 눈빛이 변했다.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은 경기 중 코뼈가 부러지고 발목이 부어오르면서도 뛰고 또 뛸 수 있는 힘을 만들어냈다. 비록 결승에서 고려대에 아깝게 패하긴 했지만 예선 조별리그부터 결선 토너먼트까지 상지대 축구부가 보여준 투혼은 박수를 받기에 충분했다.
　송 감독은 "끈끈한 팀웍과 신뢰가 바탕이 된 조직력이 전국대회 정상을 겨냥한 상지대의 가장 큰 힘"이라며 "경험이 부족해 우승 문턱에서 주저 앉았지만 이번대회를 통해 얻은 자심감을 바탕으로 10월 대학선수권에서는 다시한번 정상에 도전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