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시에 접수된 호적법상 사망자수 대비 화장율은 해마다 5∼7%씩 상승하며 올들어 지난 4월말 현재 57.5%를 기록했다. 화장을 장려하는 사회적 분위기와 더불어 저출산으로 인해 나중에 묘지를 돌볼 후손이 없을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화장을 부추긴다는 분석을 낳고 있다. 한편으론 땅값이 워낙 비싸 묘지를 쓸 땅을 구하지 못하는 이유도 있다.
그러나 이같은 장묘문화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화장장 환경은 열악하기 짝이 없다. 지난 64년 건립해 40년을 훌쩍 넘긴 낡디낡은 건물에, 화장로는 2기에 불과하다. 지난해 화장건수 2천973건 중 외지인 이용건수는 1천482건으로 절반에 달한다.
화장장 실정을 훤히 아는 원주시민들은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지만 외지인들은 원주시 홈페이지 등에 "워낙 낡은데다 유족들이 앉을 만한 곳도 없어 매우 불편하다"는 불만을 토로하는 실정으로 지역 이미지가 실추되고 있다.
원주시는 2003년 추모공원 건립에 착수했으나 5년을 맞는 지금까지 답보상태에 머물고 있다. 몇차례 난항을 거듭한 끝에 가까스로 흥업면 사제리로 압축했으나 사제리와 인접한 지정면 보통리 주민들의 반대가 거세 뜻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원주시는 현 화장장 증축을 고려하기도 했으나 40년 넘게 피해를 봤는데 또다시 감수하라는 건 받아들일 수 없다는 인근주민들의 반대가 워낙 심해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실정이다. 지금으로선 사제리로 밀어부치는 게 가장 빠르게 추모공원을 건립하는 방법으로 보인다.
원주시 원승재 장묘관리담당은 "인센티브 협상이 결려되면 다른 방법을 모색하겠다"면서 "선 동의, 후 협상을 제안하고, 보통리를 포함한 인근지역까지 인센티브를 제공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라대 사회복지학부 장영인 교수는 "외국의 공원같은 추모공원을 주민들에게 소개하면서 설득하는 노력이 필요하며, 논의의 진전을 위해서는 죽음에 대한 사회적 인식의 변화가 함께 진행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상용 기자 sylee@wonju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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