읍·면·동에 설치된 복지상담실이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주민통합서비스 제공을 위한 전초기지의 역할을 담당하고자 설치됐지만 주민통합서비스 시스템이 안착이 안되다 보니 상담실의 역할이 사실상 없는 상황까지 이르고 있다.
주민통합서비스란 보건, 복지, 문화, 주거, 복지, 고용, 생활체육, 관광, 평생교육 분야에 일괄적으로 상담신청 받아 해결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읍·면·동 복지상담실을 찾아 각 분야에서 필요한 부분을 이야기하면 이에 맞는 관 또는 민간 제공 서비스와 연결해 주는 것이다. 예를 들어 한 가족에서 남편이 실직을 한 상황이면 읍·면·동 복지상담실에서 고용상담을 받고 일자리를 주선 받는 것이다. 확대되면 아파트 구입에 필요한 정보까지 받을 수 있는 획기적인 주민서비스 제공 시스템이지만 시행된 지 4개월이 넘어가는 현재 상황은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
A동 주민생활지원 담당은 "기존에 동사무소에서 해 왔던 기초생활보장수급자 상담 등을 제외하고 나머지 분야에 대한 상담과 이를 통한 서비스 연결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각 분야를 담당하는 해당 과에서 하는 업무를 보조하는 역할만 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상담실은 열린 공간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활용할 뿐"이라고 덧붙였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복지상담실을 개방하지 않고 불을 꺼 놓는 읍·면·동사무소가 늘고 있다.
주민통합서비스 민간부문 실무 역할을 담당했던 한 관계자는 "지역에서 준비가 안 된 상황에서 행정자치부가 지침을 내리다 보니 우와좌왕하고 있는 게 현실"이라며 "주민통합서비스를 정착시키겠다는 의지와 이에 걸맞은 시스템 안착이 무엇보다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또, "민간자원을 활용해 서비스 제공처를 확대해 나가는 민·관의 협력체계 정착도 시급한 과제"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현실은 관에서 제공하는 서비스조차도 제대로 연결이 안 되고 있는 상황.
읍·면·동 복지상담실과 주민통합서비스를 관장하는 주민생활지원과, 서비스 제공 영역에 있는 사회복지과와 여성가족과, 문화관광과, 경제정책과 등이 혈관처럼 연결돼 주민이 요구하는 것을 제때 전달해 줘야 하는데 현재는 독립적으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특히, 성공적인 주민통합서비스 제공을 위해서는 민간 서비스 영역을 개발하고 각 영역을 유기적으로 연결할 주체가 있어야 하는데 이 또한 방치되고 있다.
이에 대해 원주시 관계자는 "시행된 지 얼마 안되다 보니 업무분장에 있어서도 아직 혼선이 있어 주민통합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시행하기는 어려운 게 현실"이라며 "앞으로 시민들에게 주민통합서비스에 대한 홍보와 통합서비스 제공이 구현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주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좋은 제도가 꽃피기도 전에 사장되지 않도록 각별한 노력이 요구되고 있다.
김선기 기자  skkim@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