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정순 의원이 발의한 '원주시 주민참여예산제 운영조례안'이 지난 18일 행정복지위원회 의안심사 과정에서 부결됐다.
주민참여예산제란 지역주민이 자치단체 예산 편성 과정에 참여해 예산배분의 우선순위 등을 결정하는 것으로 자치단체장의 권한을 시민에게 일부 위임한다는 의미를 갖는다.
발의된 조례안의 주요 내용은 주민참여예산 시민위원회를 구성, 예산편성과 주요사업에 대한 주민의견을 수렴하고 의견을 제출토록 하는 것이다. 또한, 읍면동별로 지역회의 두고 예산편성과 관련해 중점투자 분야 등에 대한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집약토록 했다.
그러나 행정복지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지역회의에 대한 부정적 견해를 밝히면서 결국 표결 끝에 반대 6, 찬성 2, 기권 1로 부결됐다.
주민참여예산제 도입의 필요성은 인정하나 지역회의를 두고 읍·면·동에 년간 배정되는 1억 2천만원 ~ 3억원의 주민숙원사업비를 포함한 자체사업 예산의 배분 우선 순위 등을 결정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주장이 우세했던 것.
지역회의를 제외하는 수정 동의 안이 제출될 가능성도 있었지만 용 의원은 지역회의를 제외하면 주민참여예산제의 의의를 살릴 수 없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용 의원은 "지역회의는 주민숙원사업비뿐 아니라 주민참여예산의 범위에 속하는 원주시 자체 사업예산을 어떻게 쓸 것인가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는 통로"라며 "참여를 통한 풀뿌리 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제도화된 지역회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주민참여가 실질적으로 보장되는 방향으로 조례가 제정돼야지 형식적인 조례로는 주민참여예산제의 취지를 살릴 수 없다"고 덧붙였다.
용 의원은 부결됐지만 앞으로도 주민참여예산제 도입을 위한 공감대 형성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고 원주시에서도 논란이 되는 사항을 제외하고 행정자치부 표준 안대로 조례제정을 검토하고 있지만 주민참여예산제 도입은 당분간 힘들 것으로 보인다.
예산은 정책을 집행하는 수단. 따라서 참여예산제뿐 아니라 정책수립 단계에서 실질적인 주민참여를 보장할 수 있는 제도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김선기 기자  skkim@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