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재개발사업 상당수가 관련법(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 이하 도정법)을 무시하는 등 편법으로 진행되고 있어 소송이 발생하는 등 말썽을 빚고 있다. 또한 애매모호한 법률 때문에 추진위원회 뿐만 아니라 주민들도 혼란을 겪고 있다.
　재개발지구마다 가장 논란이 되는 것은 추진위원회 설립시기와 정비업체 및 시공사 선정, 추진위원회 운영비 등이다. 일부 재개발지구는 토지등소유자(이하 토지소유자) 50%이상 동의를 얻어 추진위원회 설립승인 취소를 추진중이며 허위사실을 유포해 명예를 훼손했다며 소송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택재개발 사업은 주거환경이 불량한 지역을 계획적으로 정비하고 노후ㆍ불량건축물을 개량해 주거생활의 질을 높이는데 목적이 있다. 그러나 최근 재개발지구마다 각종 의혹이 제기하고 법적소송으로 확대되는 등 갈등을 빚고 있다.
　
　▷추진위원회 구성시기 논란
　단구동 일부주민은 최근 설립승인된 추진위원회가 잘못된 절차로 진행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도정법에 따라 정비기본계획이 수립돼 있지 않거나 정비기본계획 수립대상이 아닌 원주의 경우 정비구역을 지정한 후 추진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는 것. 단구동 권영도씨는 "원주시는 정비계획(구역지정)을 수립하고 추진위원회를 설립해야 하는데 원주시는 반대로 행정절차를 밟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원주시 관계자는 "정비사업조합설립추진위원회 업무처리기준에 따라 정비구역 지정대상이 아닌 지역의 경우는 언제라도 추진위원회 설립승인을 할 수 있다"고 답변했다.
　권씨는 "정비구역지정대상이 아닌 것은 주택재건축에 해당하는 사항"이라며 "도정법에는 토지소유자의 개념을 주건환경개선사업과 주택재개발사업을 하나로 취급하고 있고 주택재건축사업은 별도로 취급하고 있기 때문에 정비구역 지정대상에 대한 해석을 달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원주시가 주택재건축과 주택재개발에 대한 행정절차를 혼돈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정비구역지정 전에는 승인권자가 토지소유자의 과반수에 해당하는 동의가 있는지를 판단할 수 없으므로 정비구역 지정전에는 추진위원회 승인이 불가하다는 하급심 판례가 있다.
　
　▷정비업체와 시공사 선정
　작년 8월 25일 개정된 도정법에 따라 재개발사업의 시공사 선정이 조합인가 이후로 명문화됨에 따라 최근 법 적용을 피하기 위해 인가받은 재개발추진위원회의 시공사 선정이 러시를 이뤘다. 이에따라 일부주택재개발지역에서는 과열경쟁이 펼쳐지는가 하면 컨소시엄을 구성, 사실상 담합해 단독으로 참여하는 등 문제점이 불거졌었다. 재개발사업장을 중심으로 과열경쟁이 벌어짐에 따라 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던 것이 사실이다.
　학성동 광명마을의 경우 일부주민의 추진위원회에서 정비업체와 시공사, 설계업체를 선정한 것을 잘못됐다며 지난 1월 주민총회결의무효소송을 했다. 주민들은 시공사와 정비업체 등을 추진위원회에서 선정하는 것은 엄연히 위법행위라는 것. 특히 이를 관리감독을 하지 않은 원주시도 일부 책임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에대해 원주시는 주택재개발사업의 경우 현행 도정법의 부칙 경과조치에 의해 작년 8월 25일 이후 최초로 추진위원회 승인을 얻는 분부터 경쟁입찰방법으로 시공사를 선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8월 25일 이전에 승인을 얻은 추진위원회의 경우 시공자 선정기준에 의한 경쟁입찰을 거칠 필요가 없고 조합 총회의 의결만 거친다면 시공자를 선정할 수 있다는 것.
　원주시 이강영 도시정비담당은 "작년 8월 25일 이전에 시공사(공동사업시행자)를 선정한 주택재개발구역은 향후 총회에서 결정할 수 있는데 이는 경쟁입찰이 아니기 때문에 사실상 수의계약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현재 선정된 시공사는 가계약 상태이지만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사실상 시공사로 선정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추진위원회 운영비
　현재 설립된 추진위원회의 운영비에 대해 의혹이 쌓이고 있다. 가계약 상태이지만 시공사와 정비업체가 운영비를 지원하면서 각종 로비활동도 벌이고 있다는 것. 단구동 권씨는 "추진위원회 운영비는 토지소유자가 납부하거나 금융기관 등에서 받는 차입금, 원주시에서 융자를 받은 것으로 운영해야 하는데 일부 추진위원회는 주민총회도 거치기 전부터 시공사와 정비업체가 운영비를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이 담당은 "시공사, 정비업체 등은 자체 총회를 거쳐 선정하고 지자체에 신고하는 사항이 아니기 때문에 시공사와 정비업체의 운영비 지원에 대해 알 수 없다"며 "현행법에서 정비업체 등에서 차입한 금액으로 운영비를 조달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기 때문에 아무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추진위원회 운영비가 각종 의혹을 낳고 있기 때문에 별도의 관리조례를 제정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추진위원회 설립 이전부터 시공사와 정비업체의 개입으로 자칫 업체주도의 주택재개발사업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추진위원회 해산
　현재 일부주택재개발지구에는 재개발사업을 반대하는 주민들이 추진위원회를 해산하기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
　태장동 새동네 주택재개발지구 일부 주민들은 추진위원회 해산을 위해 토지소유자 50%이상 동의를 받고 있다. 이미 일부 해산 동의서를 원주시에 제출한 상태이며 빠른 시일내에 해산시킨다는 것.
　도정법에 따라 추진위원회 해산에는 별도의 인감을 받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절차가 훨씬 수월하다. 원주시 관계자는 "인감을 받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본인이 직접 해산 동의를 했는지에 대해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함께 봉산강변 주택재개발지구도 추진위원회 해산을 위한 주민동의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기영 기자  kylee@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