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던 40평대 이상 중대형 아파트도 이제 한물 갔습니다. 요즘엔 싸게 내놔도 안 팔려요."
　작년 상반기까지 프리미엄이 높게 붙어 청약시장은 물론 일반 매매시장에서도 인기를 끌었던 40평대 이상 중대형 아파트가 이젠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최근 분양시장을 살펴보면 유명브랜드의 아파트라도 넓은 평형은 여지없이 미분양되고 있다. 단계동 D공인중개사 관계자는 "대출규제 강화로 분양가 부담이 크게 늘어난데다 분양가 상한제 시행을 앞두고 가격 인하 기대가 커지면서 수요자들이 상대적으로 값이 비싼 대형 평형 청약을 꺼리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30평형대를 구입해 2천여만원만 추가하면 40평형대로 늘릴 수 있기 때문에 중대형 평형의 분양이 더 어려워졌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발코니 확장이 합법화된 2005년 11월 이후 아파트 분양현황을 보면 30평형대보다 40평형대 이상에서 미분양세대가 줄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신원아침도시는 45평형 미분양세대가 69세대에 달한다. 전체 미분양세대가 164세대인 것을 감안하면 42%가 40평형 이상이다. 무실동 e-편한세상도 전체 미분양(178세대)세대 중 40평형대 이상이 132세대(74%)를 차지하고 있다.
　인기평형에 대한 선호도가 바뀌면서 기존 아파트도 40평형대 이상은 매매가 안되고 있는 실정이다.
　다솔공인중개사 강선영 대표는 "최근 거래한 우보삼성아파트 54평형의 경우 매매가 안돼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됐다"며 "대체적으로 아파트 거래가 침체된 상태지만 대형평형은 더욱 거래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건설업체들도 이같은 분위기를 감안해 30평형대 비중을  70~80%까지 늘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분양한 극동스타클래스는 모든 세대를 33평형과 39평형으로 분양하기도 했다.
　금강아미움은 일부 잔여세대에 대해 발코니 확장형 신평면 설계시공을 도입했다. 34평형을 신평면 설계로 시공할 경우 45평형과 같은 효과가 있다고 홍보하고 있다.
　다솔공인중개사 강 대표는 "발코니 확장이 소형평형과 중대형 평형간의 전용면적 격차를 더 벌여 결국 중대형 평형을 선호하도록 부추길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기영 기자  kylee@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