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 1. 70세 지체장애 아버지를 모시고 사는 A씨는 얼마 전 실직했다. 부인과는 오래전 헤어졌고 초등학교 다니는 1남1녀의 자녀가 있다. 아버지 병간호와 자녀 교육비 마련을 위해 A씨는 하루라도 빨리 직업을 구해야 한다. 또한, 아버지의 건강 상태가 점점 나빠져 간병인까지 필요한 상황이다. 　 　사례 2. a씨는 65세가 넘은 아버지와 부인, 학교에 진학하지 않은 딸과 함께 살고 있다. a씨의 연간 수입은 2천450만원. a씨의 아버지는 일자리를 원하고 있고 부인은 요가 등 취미생활을 하고 싶어한다. 과다하게 들어가는 딸의 어린이집 비용은 가족 모두의 걱정거리이다. 　 사례 1에서 A씨가 필요한 것은 일자리와 자녀 교육비, 아버지 간병인 등이다. 사례 2에서 a씨가 필요한 것은 아버지 일자리와 부인의 취미활동 공간이다. 딸의 어린이집 비용은 가족이 함께 해결해야 할 과제이다. 이와 같이 각 가정에서 대두하는 애로사항이나 요구사항을 일괄적으로 상담접수 받아 해결해 주는 주민통합 서비스 제도가 본격적으로 가동되고 있다. 이는 기초생활보장수급자 생계비 지원 등 법정 서비스 제공 차원을 넘어 주민들이 생활하는데 필요로 한 각 분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주민통합서비스 시스템을 통해 제공되는 서비스 분야는 보건, 복지, 문화, 주거, 고용, 생활체육, 관광, 평생교육 분야 등 다양하다. 원주시는 주민통합서비스 제공을 위해 주민생활지원국과 주민생활지원과를 설치했으며 각 읍면동 사무실에 설치된 복지상담실은 통합서비스 제공을 위한 전초기지 역할을 하게 된다. 사례 1의 경우를 통해 주민통합서비스가 제공되는 절차를 보면 이렇다. A씨가 해당 읍면동 복지상담실을 찾아가 현재 처해 있는 상황과 필요로 한 것을 설명한다. 읍면동사무소 직원은 상담 내용을 주민생활지원과 통합조사 담당에게 전달한다. 통합조사 담당은 상담 내용을 바탕으로 실사를 한 후 A씨가 필요 또는 요구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원주시 고용안정 담당이나 노동부 등을 통해 일자리를 알선해 주고 자녀 교육비는 교육청에서 지원하는 법정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도와준다. 아버지 간병은 민간 봉사단체나 민간 서비스 제공 단체와 연결해 해결한다. 사례 2의 경우에도 동일한 절차를 통해 서비스를 제공한다. 아버지 일자리는 시의 노인 일자리 창출사업이나 노인생활협동조합 등 민간차원의 노인 일자리 창출 사업과 연결해 해결한다. 아버지가 65세 이상이라면 노인 교통수당 지급 정보도 제공한다. 부인의 취미생활 욕구는 시 또는 읍면동 사무소, 복지관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과 연결해 해결한다. 어린이집 비용 부담은 보육비 지원 서비스 지원을 통해 감소시킨다. 신승희 원주시 통합조사 담당은 "장기적으로 통합서비스 체제가 정착돼 발전하면 아파트 구입에 필요한 정보 등 부동산 정보 서비스까지 제공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며 "소외계층 복지혜택 제공 차원을 넘어 주민들이 생활하면서 필요로 한 각종 서비스와 정보를 통합해 제공하는 시스템"이라고 말했다. 또 "주민들이 법정혜택이나 서비스를 받지 못할 것을 대비해 서비스 공급 자원개발을 지속적으로 펼쳐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아직은 초기 단계이어서 서비스 공급자 정보 통합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지만 안정화되면 주민생활 편의를 위한 획기적인 체제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과제는 통합서비스 체제를 구축하는 일. 종합적인 서비스 정보 창구 부재, 공급자 편의 위주의 서비스 제공 체계, 민관의 협력체계 미흡 등이 통합서비스 체제 도입의 동기인 만큼 이를 어떻게 잘 해결하는가가 성공의 관건이다. 민간 영역의 서비스 제공뿐 아니라 읍면동 자생단체의 봉사활동까지 통합서비스 체제로 들어와 충돌이나 중복 없이 한 시스템 아래서 유기적으로 운영될 때 주민생활통합서비스 제도가 성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박준영 원주의료생활협동조합 고용복지 실장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관과 민이 서비스 수요자를 중심에 두고 어떻게 협력체계를 잘 가꿔나가느냐가 관건"이라며 "관에서는 서비스 제공 민간부문을 파트너로 인식해야 하고 민간에서는 개방성을 갖고 복지영역의 기득권을 축소해 나가야 통합서비스 체제를 원활히 이룰 수 있다"고 밝혔다.
김선기 기자  skkim@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