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미란

장미란 아쉬운 은메달 "다음엔 이기면 돼"

　기대가 컸던 탓일까? 두고두고 아쉬움이 남는 한판이었다.
　세계챔피언 장미란이 무슈앙슈앙의 벽을 넘지 못하고 도하 아시안게임 은메달에 그쳤다. 세계선수권대회를 2연패한 그녀였지만 아시안게임에서는 2002년 부산대회에 이어 2회 연속 2인자의 자리에 만족해야 했다.
　지난 6일 오후7시(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알-다나 뱅퀴트홀에서 열린 역도 최중량급(75kg이상급)에서 장미란은 인상 135kg, 용상 178kg, 합계 313kg을 들어올렸지만 317kg을 기록한 중국의 무슈앙슈앙에 4㎏ 뒤져 2위를 차지했다.
　장미란이 못했다기보다 무슈앙슈앙의 기록향상이 빛났다. 세계선수권과 전국체전에 연이어 출전하면서 피로가 누적됐다는 주위의 우려와는 달리 장미란의 이날 기록은 용상에서 1㎏ 못 미쳤을뿐 지난 10월 세계선수권대회 우승기록(인상 135㎏, 용상 179㎏, 합계 314㎏)에 근접했다. 무슈앙슈앙은 인상에서 139㎏을 들어올려 장미란이 갖고 있던 종전 세계기록(138㎏)을 갈아치우는 괴력을 뽐냈다.
　지난해와 올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연이어 장미란에 밀려 고배를 마신 무슈앙슈앙은 세번째 맞대결만에 승리를 챙겼다. 반면 이번대회 우승으로 무슈앙슈앙과의 라이벌구도에 종지부를 찍고 그 여세를 2008년 베이징올림픽으로 이어가겠다는 한국역도의 계획에는 빨간불이 켜졌다.
　한 가지 위안을 삼을 수 있는 것은 패배 후 플랫폼을 내려와 눈물을 비친 장미란이 이내 평정심을 되찾고 시상대에서 환한 웃음을 보였다는 점.
　장미란은 "늘 이길 수는 없다"며 패배를 받아들이면서도 "이번엔 무슈앙슈앙이 이겼으니 다음에 내가 이기면 된다"는 말로 다음 대결에 대한 각오를 밝혔다.

원주고 동문 이천웅ㆍ하창덕 펜싱 플뢰레 은메달 합작

이천웅 부상투혼 개인전서도 '은'

　펜싱의 이천웅(국군체육부대)과 하창덕(동양시멘트ㆍ이상 원주고 졸업). 두 고교동문이 남자 플뢰레 단체전에서 은메달을 합작했다. 이천웅은 앞서 열린 개인전에서도 은메달을 따내 이번대회에 참가한 원주선수 중 유일하게 두 개의 메달을 획득한 선수가 됐다.
　두 선수는 지난 14일까지 도하 알굜아라비 스포츠클럽에서 열린 남자 플뢰레 단체전에서 한국에 은메달을 안겨주는 수훈갑 역할을 했다. 결승에서 중국팀에 아쉽게 패하긴 했지만 시종일관 밀고 밀리는 접전이 펼쳐진 가운데서도 두 선수의 포기할줄 모르는 투지는 돋보였다.  
　이에 앞선 10일(한국시간) 이천웅은 남자 플뢰레 개인전 결승에서 일본의 오타 유키에게 8굜15로 져 아쉽게 2위에 머물렀다. 16강전에서 얻은 오른쪽 허벅지 부상을 참고 8강, 4강 관문을 넘어선 그였지만 끝내 정상문턱에서 주저앉고 말았다.
　경기 초반 일본선수에 5대 3으로 앞서가던 이천웅은 고통을 참지 못해 1회 종료 1분 여를 남기고 바닥에 쓰러졌고, 이후 잇달아 점수를 내주면서 15대 8로 역전패 했다.
　경기직후 이천웅은 "사력을 다했지만 서있기 조차 힘들었다"며 "하지만 경기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각오로 끝까지 싸웠다"고 말했다.

수영 신해인 또 한국신 혼계영 400m 동메달

　원주선수 중 첫 메달을 수확한 주인공은 가장 막내인 수영의 신해인(북원여고 2학년).
　신해인은 지난 3일 오전2시10분(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하마드 아쿠아틱센터에서 벌어진 대회 경영 첫날 여자 혼계영400m에 한국팀 세번째 영자로 출전,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접영의 신해인을 비롯해 배영 이남은(효정고), 평영 정슬기(서울체고), 자유형 류운지(서울대)로 구성된 한국팀은 4분09초22의 기록으로 중국과 일본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아쉽게 메달 획득에 실패하며 주목을 받진 못했지만 신해인은 접영 50m에서도 27초74의 기록으로 한국신기록을 수립하는 기염을 토했다.    
　치악중을 거쳐 북원여고에 재학중인 신해인은 올해 열린 동아수영대회에서 2관왕에 오르고 전국체전에서도 금메달을 따내는 등 원주수영을 대표하는 선수. 지난 6월에는 울산 문수수영장에서 열린 경영국가대표 공인기록대회에서 접영 100m(1분00초36) 한국신기록을 수립한 데 이어 8월 범태평양 대회에서 다시 0.36초 단축(1분00초00) 하는 등 기량이 급성장하고 있다.
　신해인은 "올해 성적이 너무 좋아 내년에는 주종목인 50ㆍ100m 외에 200m에도 도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신영균씨(48)와 맹복재씨(48) 사이에 무남독녀.

원주고 출신 김선종 역도 85kg급 동메달

　쟁쟁한 여자선수들의 그늘에 가려 그 동안 원주 남자역도는 크게 주목을 받지 못한게 사실이다.
　하지만 그 중에는 묵묵히 바벨과 씨름하며 늘 탄탄한 전력을 이어 온 선수가 있다. 원주 남자역도의 대표주자 김선종(한국체대ㆍ원주고 졸업)이 그 주인공이다.
　김선종이 지난 6일 도하 알굜다나 뱅퀴트홀에서 열린 남자 85kg급에서 값진 동메달을 획득했다.
　김선종은 인상 2차시기 155kg, 용상 3차시기 200kg을 들어올려 합계 355kg으로 비야체슬라브(377kgㆍ카자흐스탄)와 루용(369kgㆍ중국)에 이어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지난해 3월 원주에서 열린 제43회 한국주니어역도선수권대회 남자 85㎏급에서 인상 155㎏ 용상 192,5㎏ 합계 347,5㎏을 기록하며 한국주니어신기록을 모두 갈아치운 김선종은 차세대 대표주자로 주목받고 있다.

원주 간판 돌주먹 홍무원 라이트플라이급 동메달

　대회 2연패를 노리던 김정주가 초반탈락해 아쉬움을 샀지만 원주에는 홍무원이 있었다.
　홍무원(원주시 청)이 후반 뒷심을 자랑하며 동메달 펀치를 뻗었다. 라이트플라이급(48kg)에 출전한 홍무원은 대회 4강에 오르기까지 대부분 경기를 후반 역전승으로 따내 경기를 관전하던 시민들을 흥분시켰다.
　비록 준결승에서 중국의 저시밍에게 9굜17로 패해 동메달에 머물렀지만 이전 경기에서 보여 준 상대선수를 압도하는 빠른 푸드 웍과 날카로운 펀치는 아시아 정상급 실력을 입증하고도 남았다.
　학성중과 대성고를 졸업한 홍 선수는 2003년 세계군인선수권대회 금메달을 따내며 일찌감치 한국복싱 경량급 대표주자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2004년 킹스컵 국제복싱대회에서는 14년 만에 한국에 금메달을 안겼고, 2004년 아시아선수권대회 1위에 등극했다.
　아테네올림픽 4강 진출 실패로 잠시 실의에 빠지기도 했지만 올해 7월에는 그린힐컵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