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천을 자연형·생태하천으로 가꾸자

60~70년대 유년기와 청소년기를 보내며 하천에서의 추억이 아직도 남아 있다. 여름에는 물놀이와 물고기 잡이, 겨울에는 얼음지치기로 학교에서의 일과가 끝나면 봉천, 지금의 원주천으로 달려가던 일이 매번 생각해도 즐겁다. 이러한 것이 하천환경이 주는 진정한 어메니티(amenity)일 것이라고 확신한다.

최근 하천환경의 개선을 위한 노력이 전국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사업으로 양재천을 자연형 생태하천으로 조성하는 사업이 시범적으로 이루어지고, 도심하천으로의 상징성이 큰 청계천복원을 시작으로 버들치가 돌아오는 안양천살리기, 함평천의 나비생태하천조성 등 전국적으로 수행되고 있다.

60, 70년대에는 먹고 사는 것이 고단한 시점으로 생활 속에서 남는 물건이 없고, 대부분이 소모되고 버릴 것이 없기 때문에 오염물질이 최종 출구인 하천으로 유입되지 않고, 설사 유입이 있더라도 비교적 깨끗하고 충분한 수량으로 인한 하천의 자정능력으로 하천이 더러워질 수가 없었다.

따라서 물가에는 싱그러운 식생이 자라고, 그 사이로는 각종 동물이 서식하고, 물속에는 각종 어류들이 풍부하게 놀고 있어 하천이 주는 심미적인 쾌적함을 누구나 즐길 수 있었던 것이다. 그 후로 생활이 윤택해지면서 각종 영양염류가 무분별하게 하천으로 유입되어 부영양화가 진행되고 수질이 심각한 수질 오염이 진행되었다.

이를 대처하기 위해 급히 진행된 것이 하수관거의 정비이다. 넉넉하지 못한 예산과 장래성을 감안하지 못한 오수와 우수를 동시에 흘려보내는 합류식 하수계획의 실시로 하천으로 흘러 들어가야 할 깨끗한 지하수나 우수마저 차집되어 하수종말처리장으로 보내다 보니 자연히 하천에는 물의 양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다.

더욱이 급속한 도시화에 의한 불투수층의 증가는 지하수 함량부족을 가져오고, 무분별한 지하수의 개발은 지하수의 양을 줄게 하였고, 이러한 지하수의 고갈은 자연스레 하천물을 줄어들게 하였다.

이러한 와중에 토지의 이용은 날로 급증해짐에 따라 도심에서 하천이 차지하는 공간은 비교적 넓다고 생각하였는지 하천부지의 이용을 높이고자 제방을 쌓아 하천의 부지를 축소하였다.

하천 폭의 축소로 홍수기에 하천을 통해서 물이 원활하게 배제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자, 제방의 높이는 점점 높아지고, 물을 빨리 흐르게 하려는 노력으로 하천을 직강화하고 콘크리트 등으로 정비하기 시작하였다. 이름 하여 방재목적의 하천이다.

설상가상은 하천정비에 의해서 조성된 둔치에는 체육시설, 공원시설, 주차장 등 각종 시설에 의한 점용하천으로 전락되어 흔히 볼 수 있는 대도시의 하천과 다를 바가 없는 것이 원주천의 현실이다.

그러다보니 전반적으로 하천환경은 피폐화되어 하천의 생태계는 건전하지 못하게 되고, 수량의 부족은 하천을 외면하게 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다행스러운 것은 원주천은 약 25km에 달하는 도심하천으로는 그 규모가 다소 커서 일부구간을 제외하곤 아직도 자연성과 생태성이 남아있다는 것이다.??

금대리 상류와 주산교 하류에는 갈대가 우거지고, 각종 토착 수변식생인 고마리, 물여뀌, 억새, 줄 등이 서식하고, 아직까지는 1급수에서 서식하는 어류가 있고, 낙차공과 취입보 하류의 수중섬에는 각종 새들이 날아와 하천의 한가로움과 풍요로움을 제공해준다.

하천환경이 주는 풍요로움을 다시금 생각해 보고자 한다.

옛 향수, 쾌적한 공간, 산과 도심을 이어주는 생태통로에 의한 자연의 친근감의 제공과 바람통로에 의한 도심의 오염도 저하와 온도상승의 완화, 하천에서 생태학습공간의 제공 등 무한한 가치를 가진 이 봉천을 옛날과 같게는 아니라도 사람과 생물이 같이 어우러지는 자연형·생태하천으로 복원하려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 생각된다.


봉천의 미래상으로 버들치가 사는 원주천, 홍수와 가뭄으로부터 걱정 없는 원주천, 시민이 가까이 하는 원주천이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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