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극화 해소와 재래시장 지원

올해도 우리경제는 양극화가 뚜렷하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중류층 이상이 주로 방문하는 할인점은 지난해 연말부터 봄기운과 같이 매출 신장세가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일반 중소상가는 올해도 예년 이상의 경기를 기대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산업자원부와 대한상공회의소가 공동으로 조사한 결과에 의하면 대형 할인점은 올해 8.2% 신장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재래시장은 올해 2.2%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원주지역도 대형 할인점을 비롯한 대형 점포들이 미약하지만 매출이 신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재래시장의 상인들은 강남에서 날아오는 제비를 맞이하기 위해 허리를 펴고 일어나고 싶지만 아직도 동면 속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있다.

최근 소득 상위계층과 소득 하위계층의 부에 대한 격차가 점점 크게 벌어지고 있는데, 이 같은 양극화 현상이 소비에 연결되어 소비시장에서도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소비의 양극화 현상은 대형 유통업체와 중소 유통업체의 양극화로 이어지고 있다. 대형 유통업체들의 확산으로 재래시장 등 중소 유통업체의 설 땅이 좁아진 것도 한 원인이다.

재래시장 상인들은 아예 돈이 없어 못 먹고, 부자들은 비싸도 좋은 것만 찾는 소비 양극화가 심각해지고 있다고 말한다.
이와 같은 양극화(polarization)는 사전적 의미로 중간 부분이 해체되면서 양 극단으로 모이는 현상이라고 풀이할 수 있다. 경제에서 양극화의 의미는 중간집단이 줄어들고 상위집단과 하위집단이 늘어나거나 상위집단은 점점 더 형편이 좋아지는데 하위집단은 점점 더 나빠지는 현상을 말한다.

소비의 양극화 현상은 특정 소비자 집단간 소비수준의 양극화 현상으로 이어진다. 이는 주로 저소득계층과 고소득계층과 같은 소득계층간의 소비격차로 이어져 소득수준이 높은 계층일수록 고급 사치품이나 외제품의 소비가 커 상대적으로 저가생필품 소비를 주로 하는 저소득계층에 비해 높은 소비수준을 유지하게 되고 그에 따른 소득과 소비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한국경제는 97년 외환위기 이후, 소득, 소비, 산업구조, 자금조달, 지역간 경제활동, 가계지출 중 고정비용 부담 등의 측면에서 양극화 현상 또는 차별화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이런 소비양극화는 국내산업의 균형발전을 저해하기도 한다. 즉, 소비의 양극화가 심화될수록 고급품ㆍ사치품ㆍ외제품 등을 주로 유통시키고 제조하는 분야의 사업은 불경기 속에서도 호황을 누리지만 그렇지 못한 사업은 여전히 경기침체로 인한 소비저하의 문제로 고전하게 된다.

최근 경기불황에도 불구하고 경승용차보다 중ㆍ대형 고급승용차 및 외제차의 판매가 급증하거나, 골프ㆍ위스키ㆍ의류ㆍ가전 등에서의 수입이 1998년 외환위기 직후 잠시 둔화되었다가 그 이듬해인 1999년부터 다시 급증세로 돌아선 것은 우리나라의 소비양극화가 심화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와 같은 양극화는 구조조정이 진행되면서 경쟁력 우열에 따라 기업간 산업간 경영성과의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이와 함께 급격한 경기변동 및 금융시장의 불확실성 증대로 실업증가와 소득불균형도 심화되고 있다.

양극화의 해소방안으로는 단기적으로 저소득층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을 확대하여 최저생활을 보장하는 한편, 내수 진작을 통한 경기회복을 시도해야 한다. 이와 함께 선진 금융구조의 조속한 정착, 인적자본의 재생산을 위한 투자 등으로 양극화 현상을 본질적으로 방지하는 한편, 산업정책의 장기적인 청사진을 제시하고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양극화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재래시장 등 중소유통업을 적극적으로 대폭 지원해야 한다. 아직도 재래시장 상인 및 관계자는 배가 고프다. 즉 주차장, 시설현대화, 공동물류배송센터 등 돈이 많이 필요한 투자는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는데, 주차장 설치는 구도심의 교통 혼잡도 막고 양극화도 해소하는 일거양득의 방안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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