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병식??(상지영서대 행정과 교수 )

원주에 태풍이 휘몰아치고 있다. 그 태풍은 1군지사 및 원주역사 이전, 그와 더불어 정지뜰·대명원 개발계획(40여만평, 소요예산 6천억여원)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이후 원주는 의료기기산업 클러스터로 지정되었고 지식기반형 기업도시로 지정(100만평, 2015년까지 1천600억 투자예상)되면서 본격적으로 태풍의 진앙권으로 접근하였다. 캠프롱 미군기지 역시 이전 계획이 수립되었다.??

결정적으로 태풍의 진앙에 접어든 것은 혁신도시 지정이었다. 105만평 규모에 2012년까지 13개 공공기관 및 11개 산하기관이 이전한다는 결정이 그것이다. 이에 덧붙여 원주시는 노림·장양리에 60만평 규모의 산업단지 조성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2009년까지 사업비 2천억원)

휘몰아치는 개발의 열기 속에 과잉 기대감이 상승되고 내외로부터 대규모 투기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쉴 새 없는 아파트 건립으로 주택의 초과공급이 우려되는 가운데 실수요 없는 프리미엄이 천정부지로 솟구치고 있다. 최근 신문지면의 굵직한 기사만 옮겨봐도 대명원에 38층 아파트 건립, 원주 공시지가 15.3% 상승, 관설동에 대형할인매장, 지방행정 무시한 화상경마장 등 지역 주민의 한 사람으로서 얼이 다 빠질 지경이다.

원주가 태풍의 진앙에 들어서 있는데 이 ‘원주 호’를 인도하는 사공은 누구인가?
더 나아가 원주의 바람직한 발전방향으로 제시되고 있는 ‘지속가능한 환경·생명도시’를 실현시킬 수 있는가? 원주시라는 지방정부 내부부터가 순탄치 않다. 며칠 전 감사원 감사 결과 보도에서는 원주시의 법규를 위반한 밀어붙이기 식 행정, 횡령, 수의계약 예산낭비 등이 지적되었고 공무원노조 탄압으로 내부 갈등에 휩싸이고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원주시 스스로 바깥 사공을 불러들이고 있다. 대형 개발의 부담 속에서 원주시는 토지공사에 이른바 ‘지역종합개발 협약’을 체결하고 원주지역 전반의 개발을 일임한 것이 그것이다.

지역주민 차원의 불만이 크다. 대형할인매장으로 지역 상인이 몰락한다는 것으로부터 지역에 기초하지 않은 원주 이전 기업에 대해 수십억원의 자금지원을 하면서 기존 향토 기업은 무시하고 있다는 것, 현재 주민 전체의 핵심 이슈가 되고 있는 화상경마장 설치의 부정적 효과 등이 그것이다.

우려도 많다. 개발의 과잉 기대감이 아파트·땅값 상승이라는 부담을 낳아 서민들에게 더 큰 좌절감만을 안겨주고 주민 내부의 양극화를 더욱 심화시킬 것이라는 목소리가 들린다.

지역경제 기초통계가 절대 부족한 가운데 입안된 수많은 지역개발계획이 근본적 문제를 안을 수밖에 없다는 최근 보도는 원주시 및 원주와 무관한 토지공사의 종합개발계획에 걱정스러운 마음이 앞서게 된다.

한편 시민단체들은 1군지사의 토양오염 복원, 이전 후 캠프롱의 주민반환 등에 앞장서고 있는데, 적극 나서야 할 원주시는 상대적으로 무관심하다는 점 그리고 각종 개발계획의 수립에 주민의견 수렴 과정을 건너뛰고 있다는 점을 성토하고 있다.

특히 농림부의 화상경마장 승인 문제에 대한 원주시의 대처에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원주지역 전체를 ‘라스베가스’화 하는데 원주시청이 속수무책이 아니냐는 것이다.

주인이 돼야 할 사공들은 뒷전에 물러나거나 무시되고 있고 외지에서 영입하거나 밀고 들어오는 사공들이 도사공 노릇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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