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술년 새해를 맞으며
변화의 격동기 속에 또 한해를 새롭게 맞이한다. 올해를 비롯해서 앞으로 10년은 한국미래 뿐만 아니라 원주, 강원도 미래를 위해서 매우 중요한 시기이다.
IMF 이후 7천355달러까지 내려갔던 1인당 국민소득은 6년간 만 달러를 넘지 못하다가 원화 강세에 힘입어 작년 말 1만6천달러에 이르렀다. 서구선진국의 1인당 국민소득이 2만5천달러에서 3만달러에 이르기 때문에 우리나라가 선진국이 되기 위해서는 적어도 3만달러에 이르러야 한다. 앞으로의 10년이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에 이르러 선진국으로 도약할지 만년 중진국으로 주저앉을지를 결정할 것이다.
강원도는 경부선을 중심축으로 하는 국가발전정책의 결과로서 해방이후 축소와 침체의 길을 걸어 왔다. 그러나 국가균형발전 정책의 시행, 동계올핌픽 유치에 대한 기대감, 웰빙, 레저, 친환경으로의 소비자 기호변화 등으로 인해 청정자연 강원도에도 발전의 희망이 다가오고 있다.
원주는 사통팔달의 교통중심지로서 발전의 잠재력은 삼국시대부터 가지고 있었으나 근세 이후로 잠재력이 발현되지 못했다. 그런데 기업도시, 혁신도시의 유치 후 발전의 전기를 맡고 있다. 기업도시와 혁신도시의 유치를 발전의 동력으로 만들 수 있을 지는 앞으로 10년을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있다.
이렇게 보면 병술년은 한국, 강원도, 원주 미래를 결정지을 주춧돌 같은 ‘해’라고 할 수 있다. 주춧돌이 똑바로 잘 놓여야 기둥이 바로 서고 집이 바로 서는 것처럼 올 한해를 잘 계획하고 실천하는 것이 앞으로 10년의 성패를 결정할 것이다. 원주의 미래를 위한 신년구상을 가다듬어 본다.
첫째, 기업도시와 혁신도시는 2010년과 2012년에 완성되는 대역사인데, 올해에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게 된다. 앞으로 100년을 내다보고, 원주가 세계적으로 모범도시가 될 수 있도록 도시계획 같은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살림살이 방식과 같은 소프트웨어에서도 훌륭한 도시가 될 수 있도록 계획을 잘 짜야한다.
둘째, 원주의 대표적인 산업인 원주의료기기는 이제 도입기를 막 벗어나 성장기로 진입하는 시점에 있다. 의료기기산업이 성장의 가속이 붙어 잘 이륙(take-off)하면 부가적으로 다른 산업과의 연계를 통한 산업파급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다. 많지 않은 자원을 효율적으로 집중시켜서 의료기기산업의 성장을 도모해야한다.
셋째, 경제수준과 함께 의식과 문화수준이 똑같은 속도로 발전하지 않으면 결코 선진국이 될 수 없다. 의식과 문화수준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의식과 문화수준 향상을 위한 시민운동도 활발해져야하고, 종교기관과 교육기관의 역할도 중요하다. 의식과 문화수준 향상을 위한 ‘실천운동’ 원년이 되어야 한다.
넷째, 우리는 세방화(세계화+지방화) 시대에 살고 있다. 우리 것을 잘 가꾸는 것과 함께 세계적인 흐름에 뒤처져서는 안 된다. 제도, 의식, 관행에서 글로벌 기준에 맞도록 개조를 시작하는 원년이 되어야 한다.
이런 기조를 바탕으로 원주시민 모두가 각자 맡은 분야에서 최선을 다한다면 올 한해는 풍요로움을 잉태한 원년이 될 것이다.

◇권명중  연세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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