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명중 연세대 교수

해방 후 강원도의 인구가 백팔십 삼만 명 쯤 이었다고 한다. 해방이 된지 올해로 육십년이 되었는데, 올해 강원도의 인구는 해방됐을 때와 비교해서 인구가 약 20%가 줄은 약 백오십만 명에 못 미치고 있다.
인구가 느는 것이 꼭 좋은 것이고 인구가 주는 것이 꼭 나쁘다고 할 수는 없으나, 강원도가 전국 다른 지역과 비교해서 낙후하다는 여러 가지 정부발표 자료를 보면, 인구가 줄어든 것이 좋은 측면이라고 해석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강원도 인구를 늘리기 위해서 강원도를 비롯한 시군이 여러 가지 노력을 하지만 원주를 빼고는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는 곳은 없고, 강원도 전체를 놓고 보면 인구는 오히려 주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나고 있을까?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필자가 생각하기에는 강원도에 리딩(leading) 도시가 없는 것도 한 가지 원인일 듯 싶다. 각 도를 보면 그 도를 이끌어 나가는 리딩(leading) 도시가 있다.

강원도와 인구가 비슷하거나 약간 많은 충청남북도와 전라남북도 중에서 광역시인 대전시와 광주시가 있는 충청남도와 전라남도를 빼고 충청북도와 전라북도를 살펴보자.
충청북도는 유일하게 강원도보다 인구가 적은 도이지만 충청북도의 청주는 인구가 약 60만에 약간 못 미치는 수준이다. 강원도보다 인구가 몇 십만이나 많은 전라북도의 전주는 60만을 조금 넘는 인구를 가지고 있다.
리딩 도시가 있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리딩 도시가 있다는 것은 정치적으로 중앙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힘이 있다는 것을 의미하고 경제적으로 인구를 가속적으로 흡입할 수 있는 힘을 갖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강원도가 중앙으로부터 더 많은 자원을 가져오고 유치하기 위해서는 정치적, 경제적 힘이 필요한데 강원도는 이 힘이 춘천, 원주, 강릉으로 분산되어 있다.
인류역사 통틀어 발전의 형태를 보면 처음부터 균형적으로 모두 함께 발전을 한 경우는 찾아볼 수 없다. 거점지역을 먼저 발전시키고, 거점지역의 발전 성과를 그 밖의 지역으로 확산시키는 형태로 균형발전을 이루어 왔다. 한국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다. 서울이 한국 발전의 선도역할을 해왔고, 다음에 광역시가 그 지역의 발전을 선도해 왔다.

강원도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리딩도시를 통해 발전을 선도하고, 리딩 도시의 발전의 성과를 강원도의 나머지 지역으로 확산하는 전략이 균형발전전략보다 훨씬 빨리, 훨씬 효율적으로 강원도를 발전시킬 수 있다는 것은 자명한 것이다.
강원도의 리딩도시 만들기에 강원도의 어느 도시가 가장 적합한지는 눈 있고 귀 있는 사람은 다 안다. 다 알면서도 그 일을 추진하지 못하는 것은 소아적 시각 때문이다.
강원도를 빨리 발전시키려면 소아적 관점에서 벗어나야 한다. 참여정부에 인위적으로 강원도 리딩 도시 만들기에 호재인 몇 가지 정책들이 추진되고 있다. 기업도시가 그 하나이고, 혁신도시가 또 다른 하나이다.
기업도시는 이미 결정되었고, 혁신도시는 유치를 위해 과열양상을 보이고 있다. 혁신도시유치에 대한 논의도 강원도 리딩 도시 만들기 관점에서 생각해 보아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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