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사회와 화상경마장 건물주가 맺은 전세계약을 해지 해야 한다는 '화상경마장 설치 저지를 위한 원주시민운동본부(상임대표:최정환, 이하 시민운동본부)'의 입장에 대해 마사회가 "전세계약 해지는 어렵다"는 입장을 밝혀 파문이 일고 있다.
　
마사회 "건물주와의 전세계약 해지는 어렵다"
김진은 마사회 장외사업처장은 "마사회가 계약을 해지하면 법적 분쟁이 일어날 소지가 있기때문에 원만한 해결책을 찾고 있다"며 "화상경마장으로 사용하지 못하면 계약을 해지하는 게 원칙이지만 일방적으로 계약을 해지하는 것은 공기업으로서의 도리가 아니다"고 밝혔다.
또 "건물을 화상경마장 용도로 쓸 수 없게 된 만큼 건물주와 만나 향후 활용방안에 대해 논의 하겠다"고 밝혔다. 전세계약을 해지하지 않고 건물을 다른 용도로 사용하겠다는 뜻.
　
농림부 "사업승인 취소와 건물활용 문제는 별개"
농림부도 마사회의 이와같은 입장에 뜻을 같이하고 있다.
농림부 축산정책과 장현민씨는 "사업승인을 취소할 계획이다"며 "일방적인 사업승인 취소는 무책임한 것이기 때문에 마사회와 건물주가 건물활용에 대한 입장을 정리해 통보하면 이후 사업승인을 취소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또 "사업승인 취소는 화상경마장 사업을 철회하는 것이지 건물활용 문제와는 별개이다"고 덧붙였다.
이와 같은 마사회와 농림부의 입장에 대해 일각에서는 사업승인만 취소되면 화상경마장을 개장하는 것은 원천적으로 봉쇄되는 것이기 때문에 문제 될 것이 없다는 견해지만 시민운동본부의 입장은 달리 판단하고 있다.
　
시민운동본부 "사업승인 취소하고 전세계약 해지해야 경마장 문제 종결"
사업승인이 취소돼도 건물 전세계약이 계속 유지될 경우 마사회가 언제라도 다시 사업신청을 할 수 있고 농림부에서도 장관 등 관련공무원이 바뀌면 언제든지 다시 사업승인을 할 수 있다는 게 시민운동본부의 입장이다.
시민운동본부 관계자는 "계약서에 해지조항이 있음에도 마사회가 계약해지 불가 입장을 고집하는 것은 언젠가 다시 개장하겠다는 의도로 밖에 해석할 수 없다"며 "마사회는 건물을 계속사용하면서 공익을 내세워 지역 반대여론을 누그러뜨리려고 노력할 것이고 관련 담당 공무원 교체 등 기회가 닿으면 사업승인 신청을 다시 할 것이다"고 밝혔다.
또 "사업승인 취소는 물론 전세계약 해지가 이루어져야 화상경마장  문제가 완전히 종결되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사업승인 취소·건물계약해지 요구 잇따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대표:김성훈 법등 홍원탁, 이하 경실련)은 원주·순천 화상경마장 개장 철회와 관련해 지난 6일 성명을 내고 화상경마장 신규 설치 중단을 촉구했다.
경실련을 성명을 통해 "마사회는 화상경마장 설치 예정 지역주민들의 동의나 의견수렴 절차 없이 전국적인 확대에만 혈안이 돼 지역주민과의 갈등을 유발하는 주범이 돼 왔다"며 "이번 개장 철회가 장외 발매소의 단계적 축소·폐지와 같이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는 것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언제라도 커다란 저항에 부딪힐 수밖에 없음을 엄중 경고한다"고 밝혔다.
대한예수교장로회 강원노회도 지난 8일 성명을 통해 "화상경마장 설치는 성실한 노동을 통해 건강한 삶을 꾸려나가려는 원주시민들의 노력에 재를 뿌리는 일이며 건강한 시민들의 삶을 우롱하는 처사이다"라며 화상경마장 완전 철회를 촉구했다.
원주 시민운동본부와 순천 범시민 대책위, 강기갑·이계진·서갑원·손봉숙 국회의원도 지난 9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농림부는 약속대로 순천과 원주의 화상경마장 승인 처분을 취소하고 마사회는 건물주와의 전세계약을 파기, 철수해야 한다"며 "전국에 있는 모든 화상경마장이 폐쇄될 수 있도록 마사회법 개정운동과 더불어 국회에서 관련 법안이 조속히 개정될 수 있도록 힘을 모을 것이다"고 밝혔다.
농림부가 사업승인 처분 취소를 미루고 마사회가 건물주와의 전세계약을 해지하지 않는 한 화상경마장 반대의 목소리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시민운동본부는 오는 20일 상지대학교에서(예정) 투쟁기금 마련을 위한 후원의 밤 행사를 열 계획이다.

김선기 기자  skkim@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