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연  (평화교육개발원장)

지난 5월 15일 몇통의 전화가 왔습니다. “선생님이 계셨기에 제가 오늘 보람과 행복을 누리고 있습니다”, “찾아가 뵙지 못하고 이렇게 전화로 은혜에 감사드리는 무례를 용서해 주세요” 등의 내용이었다.
평소 바쁜 일과속에서 잊고 있다가 스승의 날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는 날 선생님 생각이 나서 낮에 전화를 했지만 불통이라 저녁 늦게야 전화를 하게 돼 죄스러운 마음을 용서해 달라니 무슨 죄를, 무슨 잘못을 어떻게 하였기에…. 눈에 물기가 스리는 것을 느꼈습니다. 정성을 다 했지만 그들의 마음을 제대로 헤아려 주지 못한 구석이 있었을텐데도 다 덮어주고 감사하는 마음만이 남은 것이겠지요.

인본주의(人本主義)심리학의 기본적인 관점은 인간(학생) 누구나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존재이고, 자아실현(自我實現)의 경향을 가지고 있으므로 교사는 학생들이 자기자신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개발할 수 있도록 무조건적인 존중과 배려와 관심으로 지켜봐주고 공감적으로 이해하면서 수용(受容), 지지(支持)해 주면 기능(機能)하는 인간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에 교사가 먼저 인격적 성숙(成熟)이 이루어져야만 제대로 도와주는 교육이 가능하다고 했습니다.
선생님들은 교직과정을 이수(履修)하여 선생님이 되셨기에 교육원리나 교육철학 그리고 학습지도, 생활지도, 교육심리 등 교육의 기본적 이론과 지식은 가지고 교직생활을 하지만 더욱 폭넓고 깊이있는 인격적 성장을 위한 연수는 받을 기회가 많지 않았을 것입니다.

흔히 하는 농담조(弄談調)의 말이긴 하겠지만 21세기의 학생들을 20세기의 학교에서 19세기의 교사들이 가르친다는 말로 학교와 선생님들을 폄론(貶論)하는 것을 들을 수 있습니다. 또한 1990년대에 선생님들이 학생들의 따가운 비판을 받은 노래인 서태지와 아이들의 ‘교실이데아’나 페닉의 ‘벌레’는 교육이나 학교의 황폐화가 결코 선생님들만의 탓이 아닌데도 학생들은 자신들과 가장 가까이에 있으면서 매일같이 직접 만나는 선생님들에게 그 모든 책임이 있는 양 느꼈던 것입니다. 그래서 사회나 학생들은 매일 학교에서 수업하시는 선생님들의 획기적(劃期的)인 변화를 지금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에 시급히 응답(應答)하셔야만 합니다. 선생님들은 더욱더 인격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지적(知的)성장만이 아니라 이세상 모든 사람들은 우주전일체 적이고 상호의존적이며 끊을래야 끊을 수 없는 귀한 존재임을 깨달아 선생님들 앞에서 힘들어하고 괴로워하는 학생들을 선생님 자신들과 서로 의존해 살아가고 있는 존재로 받아 들이고 천하와도 바꿀수 없는 귀한 인격체로 만나는 마음으로 깊은 관심과 따뜻한 배려로 소중하게 대해주고 공감적으로 이해하는 선생님이 되어야 존경받는 위대한 스승의 길을 즐기게 될 것입니다.

선생님들은 학생들을 자아실현의 길로 안내하는 안내꾼인 동시에 지도자입니다.
선생님들 스스로가 스스로를 돕는 지도자가 되어서 학생들이 현재의 학교생활을 즐기면서 희망과 용기를 가지고 고난과 역경에도 쓰러지지 않는 굳건한 의지로 자신과 나라의 주인역할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지도자가 되기를 주제 넘게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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