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재정착률 높여야
　재개발사업을 민간 건설업체가 주도할 경우 가장 큰 문제점은 주민 재정착률이 낮다는 것이다.
　민주노동당 원주시위원회는 전국적으로 재개발구역의 주민 재정착률은 30% 미만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그나마 토지 지분이 많은 소유자들 위주로 재정착이 이뤄진다고 밝혔다. 대개 재개발구역으로 지정되면 소규모 지분 소유자의 경우 추가부담금을 낼 수 없어 지분을 팔고 떠나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는 것. 또 지구지정 전후 지분을 매입하려는 투기꾼들이 몰려들면서 실제 거주자들은 오랫동안 살아왔던 터전을 잃고 인근 지역으로 스며들어 주변을 슬럼화시키며 또다른 문제를 낳는다.
　민주노동당 원주시위원회 김광호 위원장은 "민간의 수익성 추구가 원인이기도 하지만 조합원들도 가난한 세입자나 돈 없는 조합원을 기피하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이로 인해 재개발지구 내 주택이 철거된 주민에게 인근주택을 제공해 이주시킨 뒤 개발이 끝나면 다시 현지에 재정착할 수 있도록 하는 순환정비방식이 도입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순환정비방식의 가장 큰 장점은 재정착률을 높여 재개발지구내 주민들을 그대로 유지한 채  재정비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주비만 지급한 후 개발하는 현 방식은 다수의 주민이 현지에 재정착하지 못하고 다른 지역으로 옮겨 제2의 달동네를 형성하는 악순환을 낳을 수 있다. 도심에 생활근거지를 둔 저소득층이 외곽으로 이전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재정비지구 안이나 인근에 이주단지를 만들어 재정비 사업을 추진하면 이같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순환정비방식이 도입된 서울 신림 이주단지의 경우 원주민 대부분이 이주단지에 재정착해 67.1%의 재정착률을 기록했다.
　이주비 지급방식의 재개발사업 재정착률이 30% 안팎인 점을 감안하면 놀라운 수치이다.
　이에 대해 원주시 관계자는 "순환정비방식은 서울과 수도권 등 인구 50만 도시에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계획에 의해 추진되는 것이기 때문에 원주 실정에 맞지 않는게 많다"며 "주민재정착률을 높이고 생활공동체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이기 때문에 도입할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계획안 마련돼야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계획안은 재개발지구가 슬럼화 되지 않고 인근지역과 균형적으로 개발되도록 하기 위해 마련하는 계획이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계획안은 인구 50만 이상인 도시에서 수립할 수 있지만 50만 미만인 도시는 도시기본계획을 토대로 정비구역지정에 관한 적용을 받는다.
　원주시는 5년 단위로 도시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그러나 도시기본계획 제3절 지구단위계획은 제1종지구단위계획구역 내에서의 건폐율과 지정대상에 대해 명시할 뿐 정비구역에 관한 기본계획은 수반하지 못하고 있다. 원주시가 도시기반계획을 바탕으로 용역기관의 결과물이 아니더라도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계획안을 수립해야 한다는 지적은 그래서 나온다.
　강원도 도시계획과 관계자는 "균형적 개발을 위해 재개발사업이 불가피하다면 기존 단독주택단지와의 조화, 도로, 공원 등의 도시기반시설에 대한 계획을 수립한 후 재개발사업이 이뤄져야 한다"며 "이러한 계획없이 추진하면 자칫 도시가 기형적으로 개발될 수 있다"고 말했다.
　▷투명성과 공공성 강화가 키워드
　재개발 비리 예방을 위해서는 전문적인 수사인력을 확보하고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6월 조합장이 비리 혐의로 구속된 H재개발지구를 담당했던 형사는 "재개발사업이 복잡한 과정으로 진행되는데다 범죄은닉 방식도 진화하하고 있기 때문에 혐의점을 잡는 게 쉽지 않다"며 "재개발사업의 비리가 포착돼도 수사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경찰이 많다"고 토로했다.
　조합장의 전횡을 견제하고 재개발사업의 투명성을 높일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요구도 높다.
　이를 위해 조합간부에 대한 자격 강화, 조합업무 감시를 위한 외부인사 참여, 조합의 민주성ㆍ투명성 강화를 위한 법규 보완 등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 회계결산 및 검사제도 도입, 부패관련자 처벌강화 및 상시감시체계가 구축돼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이기영 기자  mod1600@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