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神性)은 금기(禁忌)에 다름 아니다.


함부로 할 수 없기에 신비스럽게 보이고, 다가가기엔 어렵기에 신성스럽게 여겨진다. 성에 대하여 ‘금기’를 지켜온 동정녀의 성(性)이 신성스럽지 창녀의 언중세시대 神聖은 교황청의 특권이었다. 신과 인간 사이의 중계권이나 신성을 보호하는 ‘금기’를 정하는 것도 교회가 지닌 특권이었다. 교회에 제단 앞에서 엄숙한 혼인의식을 치루고 나문맥에 의해 더 많은 부분이 채워져있다.


그러나 이 서구의 종교는 신성과 금기가 하나가 아닌 것인양, 그 사실을 부정해왔다. 왜냐하면 스스로 그들의 특권인 ‘신성’의 비밀을 노출시킬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중세시대의 크리스트교 문화는 그 위세가 전 유럽에서 맹위를 떨치던 때라, 인간은 단지 신의 영광을 드러내기 위해 창조된 피조물이었을 뿐이다. 그러나 그 창조주인 신을 만나본 사람은 단 한명도 없었고, 만일에 있었다면 그는 화형에 처해 또 다시 존재할 수 없었다. 대표적인 예로 프랑스를 전쟁의 도탄에서 구해냈던 영웅 쟌다르크를 들 수 있다. 그녀의 죄목은 “신의 계시를 들었다”는 것이었다. 이른 바 중세의 마녀 사냥이었던 것이다.


그녀 외에도 교황권의 神聖을 넘보는 자들은 단두대에서 혹은 화형대에서 처형당했다. 그것도 만인에게 공포감과 위협감을 심어주기 위해 만인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시행됨으로써, 기독교문화는 무소불위의 권력을 신에게로부터 하사받으면서 전권력과 전재화를 소유할 수 있었음을 미셀 푸코는 이미 지적한 바 있다.


이는 세속의 왕과 신성의 왕(교황)이 결탁하는 가운데서 더 큰 힘을 발휘할 수 있었다. 신성의 교회가 금욕과 청빈과 용서와 사랑을 사람들에게 교육시키며, 성(性)에너지로 화할 수 있는 인간의 에너지를 노동력으로 돌리게 하며, 인간이 자기 몸을 통한 정체성의 자각에서 인간의 기본권을 되찾기 전에 몸을 부끄럽게 여겨 금욕하게 하였다.


자기 몸과 본능적 욕구와 인간적 욕망을 성경과 찬송가는 끊임없이 인간의 죄악으로 여기게 함으로써 신성의 왕은 세속의 왕을 도와 국가건설에 유순한 노동자를 만들거나 전국민의 노동력을 헌납케 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인간들은 자기의 본능에 솔직할 수 없게 된 문화권 내에서 性을 추악한 것으로, 감추고 싶은 것으로 돌리고, 동시에 자기 몸에 대한 자각이 없기에 자기 몸에 담긴 자기의 영혼을 늘 교황에게 저당잡힐 수 밖에 없었다. 더욱이 죄인인 자기육신은 금기에 해당되는 것이었다.


교회에 제단 앞에서 엄숙한 혼인의식을 치루고 나서야 性생활을 시작할 수 있는 것처럼, 초야권이나 낙화권마저도 ‘신성’에 관련한 모든 것들은 교회에 속해 있었다.


따라서 끊임없이 흔들리는 내적 자아와 끊임없이 추구되는 영혼의 소망은 교회당 안에서만 위로받을 수 있기에 그들은 자기 영혼의 성장과 안위를 위해 기꺼이 십일조를 교회당에 바치는 문화를 마련하기도 했다.


그들의 행복과 자유로운 영혼의 비상은 지상에서의 고난과 상처를 모두 인내하고, 이런 고통을 준 모든 원수를 용서할 때만이, 죽은 이후라도 받는 것이기에 그들은 일주일 내 고된 노동 이후에도 가장 좋은 옷을 차려입고 교회가는 것을 거를 수 없게 되었다.


신성과 금기를 통한 두려움과 공포감 조성은 사회의 법률과 제도를 주관하는 세속의 왕과 정신과 영혼에 대해 특허권을 가진 신성의 왕이 결탁하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이러한 크리스트교 문화는 5세기에서부터 15세기까지 약 1000년간의 중세시대로 유럽인을 장악했고, 그 이후 이러한 크리스챤 문화는 다시 ‘선진문화’라는 이름으로 아시아, 아프리카, 중남미 등 전세계에 십자가를 앞세운 선교사를 통해 전파되었다. 그리고 그들은 곧 그 지역을 식민주의화, 제국주의화하여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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