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기 봉 (강원민예총 사무처장)


2010년 동계올림픽 개최지가 캐나다 밴쿠버로 결정이 났다. 1차에서 과반수에 3표 모자란 51표를 얻고도 결선에서는 3표 차로 꿈을 접어야 했다.


그 투표 결과를 놓고 도민 속에서 아쉬움이 더 커지고 있다. 급기야는 김용학 한나라당 의원이 김운용 IOC위원 때문에 떨어졌다는 귀국 성명을 하고, 한나라당은 지난달 27일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에서 민주당 소속 김운용 위원이 재외공관의 평창 유치 활동과 관련, 윤영관 외교장관에게 “표도 안나오는 것 가지고 괜히 국민 부풀려 될 것처럼 수백명이 돈쓰고 돌아다니는데 대사까지 판공비 타서 돌아다니는 것을 늦었지만 장관께서 그만하라고, 스톱해 주면 좋겠다”고 발언했다며 회의록을 공개했다. 정치판 싸움으로 비화될 상황이다.


그리고 김운용 위원은 본인의 변명에도 불구하고 IOC 부위원장으로 선출되었다. 김진선 강원도지사는 귀국 성명에서 2014년 재도전 의사를 밝혀, 지금 인터넷 사이트에서는 전북과의 감정 싸움이 격렬하게 진행되고 있다.


스포츠의 정신은 페어플레이다. 정정당당하게 겨루고 그 결과에 승복하는 것이다. 그 반대는 파울이다.


지금 두 사람 모두 파울을 범하고 있는 것이다. 그로 인해서 상처를 받는 것은 기대치가 높았던 강원도민들이라는 사실이다. 과정이야 어떻든 승리만 하면 된다는 생각도, 국익보다 사익을 앞세우는 것도 그것을 바라보는 국민들은 짜증스러운 것이다.


평가는 냉정하게 내려야 하겠지만 여론을 앞세워 국론을 분열시키는 것은 결코 옳지 못하다. 2014년보다 2004년이 지금 더 중요하다. 지난 해 태풍 ‘루사’로 인해 피해를 입었던 수재민들은 아직 완전 복구가 되지 않아 불안에 떨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비행기까지 전세내어 갔다 온 풍경에 대해 그리 곱지 않은 시선도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도내 문화예술단체들은 강원도 문화예술진흥지원 기금으로 최대 500만원까지 지원을 받는데 지난 번 용평리조트에서 열린 ‘세종솔리츠’ 공연에 수억원대의 돈이 사용된 것을 알고 있다. 벌써 유치비용으로 얼마를 썼느니 등 확인되지 않은 루머들이 돌고 있다. 더 이상 강원도의 힘이라는 표현 등을 통해 또 다시 올림픽 유치 열기로 혹세무민(惑世誣民)하지 말라.


투자한 돈이 아까워서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것은 도박의 충동심과 똑같다. 지금이야말로 시민사회의 역할이 중요한 시기라고 본다.


부화뇌동하여 같이 이바구를 할 것이 아니라, 분권과 혁신의 과제를 놓고 지역발전의 관점에 대해서 토론의 광장을 만들어야 한다. 지난 1일 근대화의 상징이었던 청계천 고가도로 해체식이 있었다.


그 자리에 청계천이 복원된다고 한다. 과거에는 길 내고, 고층 건물 짓고, 공장 세우는 것이 잘 사는 길이었다면, 이제는 숲, 공원, 맑은 하천, 작은 도서관 등등이 얼마나 잘 구축되었느냐가 잘 사는 동네의 기준이 되고 있다.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가치관이 변하고 있다.


3표 차이에 억울해 있을 때가 아니라는 것이다. 작은 약속이라도 지키라고 가르치면서 광역단체와 정부간의 약속을 ‘선전’한 것이 아깝다고, 다음은 확실한데 라는 말로 뒤엎는 것은 올림픽을 유치할 수는 있을지 몰라도 상식과 원칙이 통하는 사회와는 거리가 더 멀어지는 것이다. 이성을 회복하고 우리들의 미래에 대해서 진지하게 이야기 나눠야 할 때다.


2014년의 원주에 대해서, 강원도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자. 우리 지역이 어떤 모습으로 어떻게 바뀌어 있을 것인가에 대해서 조용하게 꿈을 그려보자.

원주투데이  webmaster@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