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5년도 단체장직선으로 민선자치제가 본격적으로 실시되기 직전 생활권이 비슷한 시와 군을 통합하는 안을 주민투표로 결정하여 도시지역(동)과 농촌지역(읍·면)을 통합한 복합시가 탄생하게 되었다. 통합된 지 5년이 된 현시점에서 도·농복합시를 평가한다고 하면 한마디로 “안타깝다” 아니 “실망스럽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물리적으로만 통합되었지 중앙정부가 당초 약속했던 지원도 없고, 원주시가 구 원주군 지역을 어떻게 해보겠다는 계획 혹은 비전조차 없기 때문이다.

도·농복합시의 이익을 보장하기 위해 만들어진 특례법에 따르면, 그 관할구역 안의 도시지역과 농어촌지역의 균형개발 또는 낙후지역의 효율적인 개발을 위하여 따로 개발계획을 수립하거나 보조금의 지급, 지방교부세의 배분, 재정투·융자등 재정상의 특별한 지원을 할 수 있다고 되어 있다. 그러나 특별지원은 통합되던 95년도에만 20억원내외의 특별교부금이 통합된 자치단체별로 지원되었을 뿐이다.
특별교부금은 고사하고 일반교부금의 산정조차 5년간만 동지역과 읍면지역을 분리하여 산정하도록 되어 있어 통합시는 2000년 이후부터 통합전보다 불이익을 당하고 있다.


더 한심스러운 것은 정부의 주요정책사업은 시·도나 시·군을 대상으로 사업을 결정하게 되는데 복합시는 2개의 단체 이상으로 인정해 주어야 하나 실제로는 1개의 단체로 인정되게 됨으로써 지속적으로 손해를 보게 되어 있다. 예컨대 5만 이하의 군단위에 어떤 복지시설사업을 지원한다고 하면 원주와 같은 복합시는 2개소 이상의 사업을 결정해야 하나 실제로는 1개소 사업을 배정 받게 됨으로서 세월이 가면 갈수록 복합시와 일반 시·군간 격차가 커지게 되었다.


이미 이러한 사실은 예산총 액면에서 이미 입증이 되고 있다. 도내에 인구 5만 정도의 군단위 자치단체(구 원주군보다 작은)가 1년 예산 총액이 1천300억 가까이 되는데 비해서 인구 30만의 도·농복합시인 원주시 예산이 3천300억원정도의 규모이다. 도·농통합이 되지 않았다면 현시점에서 원주시와 원주군 예산총액을 합하면 4천억원 이상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차라리 통합이 안되었더라면 농촌지역(군)은 그 지역의 문제를 그들 손으로 뽑은 단체장을 통해 대안을 모색하기 위해 계획과 비전을 수립하고 중앙에 건의하여 농촌지역 이익을 대변할 수 있었을 것이다. 실제로 (구)원주군이 강원도내에서는 농업비중이 가장 높은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전국적으로 경쟁력 있는 농축분야 하나도 손꼽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고작 버스요금 편의정도만 있을 뿐, 쓰레기매립장과 같은 혐오시설이나 공장조성 같은 농민입장에서 보면, 속 터지는 사업들만 농촌지역에 입지되고 있다.


무엇보다 중앙정부는 동법률의 정신을 살려 통합시를 지원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재정사정이 열악한 강원도만이라도 도·농복합시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특별교부금이나 재정 투·융자등 재정상의 특별한 지원을 해야 한다. 이를 위해 동법률에 규정하고 있는 복합시의 소외된 지역을 개발촉진지역으로 우선 지정하여 지원하여야 한다.


원주시는 이러한 문제점을 중앙정부에 인식시키고 중앙정부의 지원을 이끌어내기 위한 대안을 마련하여 지속적으로 설득하고 요청을 해야 한다. 특히 앞으로 관할 구역 내에 소외된 지역을 어떻게 발전시키겠다는 계획과 비전을 지역실정에 맞게 마련하여, 그 지역민들의 몸과 마음을 달래줄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노력만이 자치제의 정신에도 부합되는 것이며 소외되어 자치제에 냉소적인 지역주민들을 포용할 수 있는 첩경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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