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경 호 21세기 농촌선교회장





본래의 법 취지 살려 지원해야


환경부는 서울시민들의 상수원인 한강 물의 오염을 방지하고 청정도를 높이기 위해 시민들로부터 톤당 100원의 물이용 부담금을 거두어 그 것을 한강 상수원에 위치한 지방자치단체에 할당하여 법률(한강수계 상수원 수질개선 및 주민 지원 등에 관한 법률, 법률 제6656호)이 정한 사업들을 추진하도록 하고 있다. 섬강과 남한강을 끼고 있는 원주도 물론 거기에 해당하여 2003년부터 3년 간 100억 원의 사업비가 배당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원주시는 이 100억 원의 용도를 정함에 있어서 ‘청정원주환경위원회’를 만들어 의논하여 4개의 사업 즉, 축산폐수처리산업(10억), 한방의료 산업(40억), 허브사이트 구축산업(10억), 친환경기술센터사업(40억)등으로 결정하였다고 한다. 이중 한방의료 산업은 상지대학과, 친환경기술센터사업은 연세대학과 관련이 있는 사업이다.


우리는 이러한 결정과정과 사업내용을 보면서 놀라움과 안타까움을 감출 수 없다. 100억 원의 재원이 내포하고 있는 시민 참여적 성격과 액수를 생각할 때 그 올바르고 바람직한 사용을 위한 결정은 보다 신중하고 장기적이며 민주적 과정을 거쳐야 할 뿐만 아니라 법률로 정해져 있는 기준과 내용을 충실히 따라야 마땅할 것이다. 원주시의 결정은 유감스럽게도 위의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환경부의 행정지침이 구체적으로 어떠했는지 우리는 자세히 알지 못한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기금의 운용에 대한 법률과 시행령 그리고 시행규칙이 이미 제정되어 있다는 점이다. 그 법률 제22조에 의하면 기금의 용도는 ①토지등의 매수 ②주민지원사업 ③ 환경기초시설의 설치및 운영 ④특별회계에 대한 출연 ⑤한강수계관리위원회의 운영 ⑥환경친화적 청정사업지원 ⑦기타 상수원의 수질개선을 위하여 대통령령이 정하는 사업등으로 되어 있다. 그리고 주민지원사업(제11조2항)으로는 농림축산업관련시설 및 유기영농의 지원등 소득증대사업, 상수도시설의 지원등 복지증진사업, 교육기자재등 지원사업, 오염물질 정화를 위한 시설및 우수ㆍ오수분류식 하수관거의 설치를 위한 지원사업등이 있으며 특별회계의 세출도(제17조2항) 주민지원, 수질개선, 환경기초시설의 설치, 운영, 관리비용등이며 ⑦호의 사업에는 수변녹지조성사업, 민간단체의 수질감시 및 보전활동지원, 환경기초조사사업, 수질개선을 위한 교육 및 홍보, 오염하천 정화사업, 녹조방지사업등이 포함되어 있다(시행령 제 23조).


우리가 지적하고자 하는 것은 원주시가 결정한 사업이 본래의 법 취지와 거리가 있으며 그것을 결정한 방식이 매우 졸속하고 비민주적이라는 점, 그리고 별 고민 없이 참여할 기관을 중심으로 공모하여 사업을 결정했다는 점이다. 그 결과 수질오염방지를 위해서 쓰여야 할 재원이 엉뚱하게도 특정대학에 특혜를 주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갖게 만들고 있다. 마땅히 원주시는 시의 행정조직과 시민사회단체, 각계의 전문가들로 명실상부하게 의사결정구조를 구성하고 현장중심의 적절한 조사와 토론의 기간을 가지면서 생산적이고 지속적인 사용을 위한 결정과정을 거쳤어야할 것이다. 100억 원의 재원을 일개 부서가 담당하기에는 행정력이 못 미친다고 판단하여 편의주의적으로 결정했다는 비난을 면키 어렵다.


강조하고 싶은 것은 한강수계관리기금의 용도에서 가장 중요한 주민지원사업과 기초시설의 설치및 운영관리 그리고 환경친화적 청정사업지원이라는 본래의 법 취지를 살려야 한다는 점이다. 이미 시의회에서도 시의 결정에 이의를 제기하였다고 한다. 좀더 사려 깊은 준비와 의논과정이 있기를 바란다.



원주투데이  webmaster@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