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에서 부가가치가 생성되는 과정을 보면 70년대까지는 육체노동이 주종을 이루었고, 80년대와 90년대에는 관리노동으로 발전했으며, 새로운 21세기에 들어와서는 지식노동으로 변화하고 있다.

예전엔 자식을 낳으면 제 먹을 것을 가지고 태어난다고 믿은 적이 있었다.
물론 가난한 자들의 자위의 한 수단 일 수도 있었겠지만, 생산수단이 육체노동이던 시절에는 그럴 법한 이야기가 된다.


관리노동의 시기에 개인의 이력인 학력(學歷)은 대단한 위력을 발휘한다.
대학 졸업장은 취업의 전제 조건이었고, 명문대학의 입학은 장래를 보장받기도 했던 일 도 부인 못할 현실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달라져도 한참 달라졌다. 지식노동시대인 정보화사회에서는 학력(學歷)이 쇠퇴하고 학력(學力)의 시대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학력(學力)시대에서는 교육의 가치와 의미도 완전히 바뀌어 간다.
취업 때 필요한 대학 졸업장을 받기 위해 대학에 간다는 것 도 더 이상 설득력이 없다.
창업시대에는 자신의 아이디어와 모형으로 창업을 하든지 아니면 창업시장에서 전문지식으로 무장되어 있어야 한다.


컴퓨터를 통해 세계역사를 새롭게 쓰도록 개척한 마이크로 소프트사 회장 빌 게이츠도 하버드대학을 제대로 졸업했으면 어느 대기업의 평범한 사원으로 근무했었을 것이고 오늘날과 같은 발전이 없었을 것이라고 평가하는 것의 의미를 진지하게 음미해 볼 필요가 있다.


내후년이면 대학의 입학정원이 고등학교 졸업생보다 많아지는 해이다.
따라서 이제는 이미 대학교육이 보편화되어 성적이 부족해서 원하는 대학에 못 가는 경우는 있어도 아예 대학에 못 가는 경우는 거의 없어져 가고 있다.
고등학교를 졸업했기 때문에 당연히 대학에 가는 관성의 논리가 아니라 왜 무엇을 하기 위하여 대학에 갈 것인가에 대한 논리가 전개되어야 한다.


지식의 생명주기가 짧아져 대학 일 학년 때 배운 지식이 졸업시기가 되면 이미 현실 적응력이 없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학력(學力)의 시대에는 단순한 학제에 따른 대학공부가 끝이 아닌 평생 학습체제로 전환되고 있다.
그러므로 대학진학보다는 사회 적응을 먼저해 자신의 적성을 알고 난 후에 대학에 가 공부하는 것도 순리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애지중지 자식을 키우는 것이 보편화되어 있으면서도 유독 공부에서만은 초등학교 4학년부터 중학교육을 시키면서까지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 진리를 내세워 선행(先行) 교육장으로 몰아내고 있는 것도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이다.


기업체 사장을 만나 보면 도시적 정서에서 기계적으로 암기한 사람보다 전원적 도시에서 풍부한 상상력이 있는 사람이 우수한 생산력이 있다는 평가에 부모들은 유념해 보아야 한다.


종전에는 우리 사회에서 승리를 위한 골(Goal)대가 한 개만이 있었다.
백 명이 달리면 오직 한 개만의 골대를 향해 달릴 수밖에 없었다.
사회의 가치가 단일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백 명의 선수가 있으면 백 개의 골대가 있는 다양화 사회가 도래하였다.


이제 어느 골대를 찾느냐 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즉 자신의 적성과 잠재력을 확인하고 그것을 추구할 수 있는 상상력의 잣대가 필요하다.

상상력은 지식 못지 않게 지혜에서 나온다.
천년전 철학자의 글을 읽는 것은 그 속에 담긴 삶의 지혜를 읽는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졸업과 입학의 시즌을 맞이하여 사회에 진출하거나 대학에 진학하는 젊은이들에게 얽매이지 않는 상상력을 마음껏 펼치기를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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