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아이들을 보며, 우리의 어른들을 보며 이런 생각들을 한다.

나는 이와 같이 들었다(如是娥聞). 그리고 나는 이와 같이 생각한다(如是我思).
청소년도 사람이다. 인권을 이야기하기에 앞서 우리가 전제해야 할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이것이다.

미래에 대한 희망 때문에 오늘을 간과해서는 안 되며, 미래를 위해서만 오늘을 살아갈 것을 강요해서도 안 된다.

기성세대의 삶이 언제나 옳을 수는 없다. 우리의 아이들을 기성세대의 틀 속에 가두려고 할 때, 이미 아이들의 인권을 이야기하는 데에는 문제가 있게 된다.

미래는 우리가 결정지어주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살아가면서 만들어가는 것이다.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그것이 잘못되었다고 이야기할 수는 있지만 그 삶이 잘못된 것이라고 이야기할 수만은 없을 것이다. 왜? 어른들도 우리의 어른들에게 그러한 이야기를 들으면서 살아왔기 때문이다.

고민하게 하라. 그러지 못하면 아이들은 어른들과 똑같은 ‘내일의 오늘’을 살게 할 것이다. 어른들이 그토록 싫어하는 오늘의 삶을 또 다시 아이들에게 물려줄 것이다.
생각하게 하라. 생각하지 않도록 이끄는 삶은 답습에 지나지 않는다. 그것을 좋다 나쁘다 결정짓지 못한 채 그저 오늘을 살게 만드는 것이다.

시험 성적이 좋지 못하다하여 엉덩이를 들이대고 사는 삶이 당연하다고, 그 성적이 지금 삶의 전부라고 생각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살아가게 만드는 생각의 단절을 이끄는 그런 삶으로 이끌어 갈지도 모른다.

길을 결정짓지 말고, 단순히 길을 보여주라. 그 길이 옳은 것인지 그렇지 못한 것인지는, 좋은 길인지 좋지 않은 길인지는 본인이 결정하는 것이다.

단지 길을 제시해 줄 뿐이다. 걸어가는 것은 본인이 할 수 있게 놔두어야 한다. 꽃은 봄에만 피는 것이 아니다. 봄에 피는 꽃이 있는가 하면, 눈 속에 피어나는 설중매도 있다는 것을 늘 기억해야 한다.

자신들의 시기에 자신의 모습을 담아낼 수 있도록 하는 그런 꽃. 그 꽃을 피우게 하여야 한다. 그것이 어른들이 아이들을 바라보는 관점이며, 그때에야 비로소 인권을 이야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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