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쇠로 만든 압력 가마솥 사용 “밥맛 최고”



툇마루는 전통한옥에서 툇기둥에 의해 지지가 되는 좁고 긴 마루를 뜻하는 말이다. 마당과 곧장 연결되는 공간이라 마당에서 일어나는 일을 살피기 좋고 이웃사람이라도 찾아오면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데도 좋은, 우리 선조의 여유가 느껴지는 멋의 터라고 할 수 있다.

“툇마루는 지나가는 손님들이 잠시 걸쳐 앉았다 가는 곳이었습니다. 그런, 마음 편하게 쉴 수 있는 곳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반곡동에 위치한 툇마루(대표:현진섭, 김순자)가 넉넉함과 여유를 풍기는 장소가 됐으면 하는 마음에서 상호를 붙였단다.

그런 마음이 담긴 만큼 재료에 특별히 신경을 쓰는데 채소, 쌀 등은 김 대표의 어머니가 인근에서 재배한 것을 사용한단다. 또한 방앗간을 운영해 그날 사용할 쌀은 그날 찧어 밥을 짓는다고.

“아침마다 어머니가 밭에 농작물 수확하러 가시면서 우스갯소리로 ‘시장 봐올께’라고 말하세요”  

김 대표는 툇마루를 칭찬하는 손님들이 많은 이유는 농사일부터 장 담그는 것까지, 어머니의 도움 덕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김 대표의 손맛도 인기 비결의 한 몫을 차지한다. 조미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는 툇마루의 음식은 전체적으로 깔끔하고 개운하다는 평을 듣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인기있는 메뉴는 가마솥 밥이다. 일반 돌 솥이 아닌 무쇠 솥을 사용해 유독 밥맛이 좋다는 평을 듣고 있다.

무쇠 솥 밥맛의 비밀은 무쇠 솥뚜껑의 무게, 솥 바닥의 두께와 관련이 있다. 무쇠 솥뚜껑의 무게는 전체 솥 무게의 3분의 1 정도로 무겁고 다른 재질로 만든 것에 비해 온도변화가 서서히 일어나 솥뚜껑 내부 압력이 가장 적당해지기 때문이다. 또한 서서히 식어 뜸 들이는 동안에도 높은 온도를 오랫동안 유지해 수분 함량이 높으면서도 밥알은 단단하고 차진, 맛있는 밥을 만들어 낸다. 기존 무쇠 솥을 개량한 압력 무쇠 솥이어서 오래 기다릴 필요가 없다는 것도 장점이다.

검은 쌀, 기장, 콩 등을 넣은 잡곡밥이며 두부, 꽁치, 나물 등 15가지 정도 반찬이 푸짐하게 차려진다. 특히 김장아찌, 꽁치가 다른 집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특색있는 맛이다.

김순자(47) 대표가 어렸을 때부터 먹고 자랐다는 김장아찌는 김을 튀겨서 양념한 것으로 짭조름한 맛으로 입맛을 살린다.

또한 꽁치는 하루종일 쪼려 뼈까지 먹을 수 있을 정도로 흐물거린다. ‘혹시 짜지는 않을까?’하는 우려와 달리 밥반찬으로 간이 적당하며 비린내가 나지 않는 것이 특징. 모양은 통조림 꽁치와 비슷하지만 맛은 천양지 차이가 난다. 가마솥밥 5천원.

손님 접대용으로 많이 찾는 툇마루 정식은 가마솥밥 메뉴에 코다리와 더덕구이가 추가로 나온다. 1만원.

오리전골은 일반 오리전골과 차별화를 둬 주꾸미를 넣는다. 국물이 시원하면서도 구수하다. 깻잎, 표고버섯, 홍고추, 느타리버섯 등을 푸짐하게 넣어 4~5명이 먹기에도 충분하다. 3만원.

부담없는 가격과 고향의 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토속적인 상차림이 툇마루의 가장 큰 매력이다. 그러나 음식도 음식이지만 벽과 한구석에 놓인 벽난로 등 특유의 전통적인 실내장식은 그야말로 여유를 한껏 느낄 수 있게 해줄 듯. 특히 널찍한 창 밖으로 보이는 호박, 바가지, 수세미 넝쿨이 인상적이다.

영업시간은 오전10시부터 오후10시까지이며 첫째, 셋째 주 일요일은 정기휴일이다. 60좌석 정도이며 주차공간은 넉넉하다. 점심시간에는 자리가 없어 돌아가는 손님들도 종종 있으니 되도록 예약을 할 것.

▷문의:762-8450(툇마루)
김설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