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육점 운영 13년
  “좋은 고기 척보면 알아요”

요 며칠 동안 조금 바빴다. 부실하게 먹었더니 괜히 기운이 없다.  
‘그동안 너무 풀(?)만 먹고 지냈나? 오늘은 꼭 입에 기름칠(?)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는 철수. 그런데 고깃집을 가봤어야 어디가 맛있는지 알지, 어느 집을 가야할지 모르겠다.

이렇게 고민될 때, 정육점과 같이 있는 고깃집을 선택하면 실패할 확률이 적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을 것이다. 일단 주인장이 정육점도 운영하니 고기 고르는 눈은 뛰어날 것이요, 좋은 고기를 선별해 저렴한 가격으로 손님상에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정육점과 붙은 고깃집은 대부분 맛을 보증하는 전통적인 결합형태인 것.

무실동에 위치한 남원주숯불갈비·정육점(대표:김순덕)도 그런 기준으로 본다면 고기맛에서 어느 정도 점수를 따고 들어가는 집.

김 대표가 남원주숯불갈비의 문을 연 것은 3년 전쯤이지만 정육점을 운영한 지는 벌써 13년째다. 고기에 자신이 있기에 식당을 하기로 마음먹었다고 한다.
“정육점을 하면서 좋은 재료만 선별해 고깃집을 하면 정말 잘 될 것 같다는 생각에 시작했어요.”

그래서인지 10년 넘은 정육점 단골손님 대부분이 지금의 식당 단골들이다. 돼지는 일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잡고 소는 1달에 한번 작업하는 것을 알기 때문에 믿고 먹을 수 있다는 것이 이유이다.
또한 채소, 양념 등 재료도 무공해 농산물만을 고집한다는 것이 김 대표의 설명.

농산물은 김 대표의 남편이 반곡동에 있는 1천여 평의 밭에서 직접 재배한다. 땅콩, 고구마, 배추, 파 등 다양한 작물을 재배하는데 그 큰 밭을 경작하기 위해 남편은 하루 종일 반곡동에서 시간을 보낸다고.

“덕분에 식당일은 혼자 맡아서 하기에 힘들 때가 많아 불만이죠, 뭐.”

그러나 부지런한 남편에게 섭섭한(?) 감정도 손님들이 “맛있다”고 말해주면 어느새 풀리고 힘이 난단다.
메뉴는 등심, 목삼겹, 항정살, 돼지갈비, 생삼겹살, 갈메기살이다.
“간혹 왜 등심이 얼었냐는 분들이 있어요.”

소 한 마리를 정육점에서 직접 해체하는데 그때그때 나오는 등심만을 팔기 때문이다. 물론 욕심을 낸다면 다른 곳에서 고기를 구입해 판매할 수도 있지만 얼려서 보관하더라도 내 눈으로 품질을 확인한 고기만 사용하자는 생각. 등심은 1인분에 2만3천원.

남편이 아침마다 뜨는 돼지갈비는 젊은 사람보다 나이 든 사람들 입맛에 더 잘 맞는다. 조미료를 거의 사용하지 않아 뒷맛이 깔끔하고 질리지 않다는 평. 300g 7천원.

생삼겹살은 볶은 굵은소금을 절구에 빻아 후춧가루를 섞어 뿌려준다. 질 좋은 백탄을 사용해 구워 은은한 참숯 냄새가 고기에서 나는 것도 장점. 일반 갈탄보다 비싼 백탄을 쓰는 이유를 묻자 답이 간단하다. 그래야 맛있기 때문이란다. 200g 7천원.

점심식사로는 김치찌개, 된장찌개가 인기다. 김치찌개는 보기만 해도 고깃집표 김치찌개라는 티가 난다. 생돼지고기를 두툼하게 깍둑썰기 해 푸짐히 넣는다. 4천원.
된장찌개는 집에서 담근 장으로 끓여 토속적인 맛이다. 4천원. 고기를 먹은 손님에게는 1천원에 서비스한다.

정말 양심껏 장사한다고 자부한다는 김 대표의 말에서도 알 수 있듯, 무엇보다 믿고 먹을 수 있다는 점에서 오늘 남원주숯불갈비를 선택한 철수의 푸짐한 식사는 괜찮았다.
영업시간은 오전10시부터 오후11시까지. 70석 정도 규모에 주차장은 없지만 근처 주차 공간 넉넉. ▷문의:735-8100
김설영 기자
sykim@wonjutoday.co.kr
김설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