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밥에 나물 넣고 ‘썩썩’
비빔밥 비결은 장맛 … 조미료 사용 안해 깔끔한 맛 선사

게장, 나물, 두부전 등 반찬 15가지
대감집 옆 머슴집에선 고기 메뉴

지나간 옛 시절을 되씹어보는 방법은 여러 가지이다. 음식도 추억을 되살리는 방법의 하나.
가끔 길을 가다 보리밥집이 눈에 자주 띄는 것도 그런 추억을 찾는 사람이 많다는 의미가 아닐까 싶다. 보리밥을 먹어본 적이 없는 사람이 일부러 보리밥집을 찾는 일은 드물 것이기 때문. 어느 보리밥집에 가 봐도 된장에 보리밥을 비벼먹는 사람들 대부분이 나잇살이 있는 사람들이다.

문막에서 15년 동안 보리밥을 만들어 온 대감집(대표:이귀완)은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곳이다.  
대감집은 4년 전 지금 이곳으로 이전을 하면서 규모와 인테리어 면에서 변화를 줬다. 건물 외관을 장식한 메주모양의 전등갓, 자게, 소쿠리, 표주박 등이 옛 느낌을 전해준다. 그러나 대감집 특유의 토속적인 느낌은 그대로다.
“외지손님이 상당수를 차지합니다.”
타지역에서 입소문을 듣고 물어물어 오는 손님이 반 이상이라는 것. 특히 자연과 맞닿아있는 주변 환경과 보리밥, 도토리묵, 감자전 등 향토적인 음식 때문에 인기가 높다. 이귀완(60) 대표도 그런 손님들을 위해 고향에 온 듯 편안함을 주기 위해 노력한단다.      

메뉴는 쌀밥과 보리밥, 2가지이다.
게장, 나물, 두부전 등 15가지 정도 찬이 나오며 쌀밥과 보리밥 정식의 반찬은 같다. 밥에 듬뿍 나물을 넣고 고추장과 된장을 적당히 넣은 후 쓱쓱 비벼 먹으면 먹음직스러운 비빔밥이 된다.

비빔밥 맛의 비결은 장. 된장과 고추장은 이 대표의 아내가 직접 담근다. 장뿐만 아니라 모든 음식 맛이 아내 손끝에서 나오는데 화학조미료를 사용하지 않아 칼칼하면서도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는데 신경을 쓴다고.

대감님이 보리밥을 잡수셨으리 없건만 대감집을 유명하게 만든 일등공신은 보리밥이다. 감자가 구수함을 더해주는 보리밥은 보리와 쌀을 적절하게 배합해서 지어 먹기가 좋다. 그래도 보리밥은 보리밥이다. 쌀밥과 달리 미끄럽고 잘 씹히지 않는다. 그러나 보리밥은 적당히 씹어도 소화가 잘된다.

이 대표는 “10년 전만 해도 쌀밥이 인기였는데 이젠 보리밥 주문이 대부분”이라며 “못 먹던 시절에는 그렇게 지겹던 보리밥이 이제는 별미가 됐다”고 말한다.
보리숭늉과 보리식혜로 입가심을 하고 감자떡을 후식으로 먹고 나면 속이 든든하다. 보리밥과 쌀밥 모두 6천원.  
대감집 옆에는 머슴집이 있다.

2년 전에 만든 머슴집은 대감집에서 고기메뉴만 분류한, 소위 대감집의 별관이다.
“머슴은 무엇보다도 많이 먹어야 힘을 내서 일을 하지 않습니까.”

가끔 왜 머슴집으로 이름을 졌느냐고 물어보는 손님들도 이 대표의 재치있는 설명을 들으면 웃음을 터트린단다.
kg 단위로도 판매해 손님들의 부담을 줄였다. 돼지불고기 1인분 6천원, 돼지불고기 1kg 1만5천원, 돼지갈비찜 1kg 2만원, 소불고기 1kg 2만5천원.  

영업시간은 오전11시부터 오후9시반까지이며 정기휴일은 없다. 대감집 100석, 머슴집 50석 규모이며 주차장은 80대 정도로 넉넉하다. ▷문의:734-5637~8(대감집)
<김설영 기자>
김설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