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전 형성 이제는 원주 명소 … 7개 업소 저마다 비법 자랑

5천원이면 한 상 푸짐 … 밥과 반찬 무한정 제공
호남식당·고단식당 등 입소문 타고 수십년 단골 이어져



맛은 ‘입소문’이 최고다. ‘어디 어디가 맛있다더라’고 입소문이 난 집은 한번 가볼 만한 가치가 있다.

특히 운전기사들 사이에 떠도는 입소문은 믿을 만하기로 정평이 나있다. 예로부터 가장 기동력이 좋은 사람들, 즉 운전기사들은 맛없는 집은 절대 찾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한 전국의 온갖 맛있는 집은 다 알고 다니는 운전기사들이기에 입맛이 까다롭고 입소문도 빠르다. 그런 기사들이 찾는 기사식당의 맛은 못해도 최소한 보통 수준은 되기에, 이제 기사식당은 싸고 맛있는 집의 대명사가 됐다.

저마다 비법으로 기사들의 입맛을 확 잡아끌고 있는 대표주자들이 있다. 태장2동에 위치한 기사식당촌. 식사시간이면 줄을 길게 늘어서는 진풍경이 벌어지는 이곳은 기사식당 7개 정도가 밀집해 있어 점심때마다 들썩거린다.

대부분 지역처럼 태장2동 기사식당촌 형성에도 톨게이트 앞이라는 지리적 요건이 크게 작용했다.  
“이렇게 기사식당촌이 형성된 건 한 15년쯤 됐을걸?”

30년째 호남기사식당을 운영한 안영복(69) 할머니는 한 집이 잘되니 두 집, 세 집 자연스럽게 생겨 지금의 기사식당촌이 만들어졌다고 한다. 그리고 이제는 운전기사만이 아니라 일반인들도 많이 찾는 명소로 자리를 잡았다.

이곳에 있는 식당들의 장점은 무엇보다 양이 많고 저렴하다. 대부분의 메뉴 가격은 5천원선으로 부담없는 가격으로 한 상 푸짐하게 받을 수 있다.

일단 기본 반찬이 먼저 나온다. 찌개까지 합하면 무려 10여 가지. 또한 밥과 반찬은 무한정으로 아무리 양이 많은 사람도 눈치 안보고 배부르게 먹을 수 있다.
가장 이름난 곳은 고단식당과 호남식당이다.

고단식당은 관광차 단체손님이 많다. 하루에 많게는 700여 명이 찾을 정도.

대표메뉴는 된장찌개, 오징어돼지볶음, 김치제육볶음이다.

된장찌개는 집된장으로 끓여 사먹는 음식이 아닌 집 밥(?)을 먹는 느낌이다. 냉이, 달래, 버섯 등 제철 재료를 사용하는 것도 특징. 또한 손님이 아무리 많아도 일일이 인분 수대로 개별 냄비에 끓여 개개인 취향에 따라 맵게, 싱겁게, 달게 등 맛을 조절할 수도 있다.

김치제육볶음은 김치를 넣어 느끼한 맛을 줄이고 고소한 맛을 더했다. 찌개류는 5천원이고 볶음류는 5천500원이다. ▷734-1576(고단식당)

기사식당촌의 원조집 호남식당은 30년 된 단골도 허다하다. 안 할머니가 시작을 했고 딸을 거쳐 지금은 며느리가 그 맛을 이어가고 있다.

안 할머니는 이제 요리는 하지 않지만 아직도 매일 식당에 나와 손님들을 맞이한다. 그래서 손님들 사이에선 ‘경리 할머니’라고 불리기도 한다고.

호남식당하면 오돼지볶음을 빼놓을 수 없다. 매상의 반을 차지할 정도로 인기가 좋은 오돼지볶음은 매콤하면서 달짝지근한 맛이 적절히 조화를 이룬다.

오 할머니가 말하는 맛의 비결은 “바로바로 하기 때문”이다. 하루 동안 찾는 손님들이 많아 그날 만든 음식은 그날 모두 소비가 된다는 것. 묵혔다 쓰는 음식이 없어 맛있을 수밖에 없단다. 찌개류는 4천500원, 볶음류는 5천원. ▷734-2350(호남식당)

그 외에도 진명식당(734-0501), 치악기사식당(734-2428), 톨게이트기사식당(734-0033), 개성식당(747-5990), 구룡기사식당(734-2052) 등이 있다.

메뉴는 대부분의 식당이 비슷하다. 찌개 백반종류와 볶음종류. 그러나 식당 저마다 손맛을 가지고 있어 각각의 입맛에 맞는 집을 골라 가는 것이 좋다. 식당들 대부분 20여 년 된 단골들이 한둘이 아니란다.
김설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