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광양에서 직접 전수 ‘불고기 대명사’ 광양숯불고기 맛 그대로 재현

일일이 손으로 다듬어 양념 잘 배어나
돌산 갓김치 등 남도의 맛 살린 밑반찬 정갈

마산아귀찜, 춘천닭갈비, 전주비빔밥 등은 이름 앞에 도시이름이 붙어 있지만 이미 그 도시를 넘어 전국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음식. 이들 음식들의 특징은 대부분 그 지역 재료를 이용해 지역 주민들이 즐겨 먹는 요리라는 점이다. 숱한 도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도시이름이 붙은 요리는 그 수를 손가락으로 헤아릴 정도인걸 보면 이들 음식이 뭔가 다르긴 다른 모양이다.
그 중에 하나인 광양숯불고기는 전국 숯불고기의 대명사로 불린다. 광양숯불고기는 참나무 숯을 이용하여 한우 고기를 굽는 전통 숯불구이다. 불기운이 은근히 스며들어 고기를 서서히 익히기 때문에 부드럽고 달콤한 맛이 미식가들 사이엔 불고기의 대명사가 된지 오래. 남도음식이야 모두들 손을 추켜 세우는 데 이견이 없지만 광양숯불고기는 현지를 찾지 않고서는 제대로 된 맛을 구경하기 쉽지 않다.

명륜초등학교에서 행구동 방향, 치악교 못 미쳐 왼편에 광양숯불고기(사장:임희숙)는 원주에서 유일하게 본 고장의 맛을 선보이며 미식가들의 각광을 받고 있는 집이다. 본 고장 광양에서 직접 1년간 수업을 쌓은 임희숙(37) 사장과 20년간 한식만을 만져 온 김진욱(50) 실장이 제대로 된 고기 맛을 선보인다.
한우 중에서도 지방이 적고 부드러워 특등육에 속하는 알등심만을 사용한다. 고기 사이사이에 있는 힘줄과 기름을 모두 떼어 내고 살코기는 결 반대로 썰어 칼끝으로 자근자근 두드려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걸리더라도 손으로 썰어야 한다는 게 임희숙(37) 사장의 설명. 세심하게 다듬는 과정에서 고기가 연해지고 양념이 잘 배어 광양숯불고기의 맛이 살아나게 된단다.
광양숯불고기의 가장 큰 특징은 다른 불고기와 양념하는 방식이 다르다는 점. 다른 지역 불고기의 경우 양념에 재워진 상태에서 불 판에 오르는데 반해 광양숯불고기는 손님의 주문이 있으면 바로 양념에 버무려 내놓는다.
신선함이나 육질의 부드러움 등 모든 면에서 비교가 되지 않는다는 얘기다. 양념의 차이 또한 무시할 수 없는 비결. 간장, 마늘, 참기름 등 흔한 몇 가지 재료는 공개 되지만 나머지는 임 사장만이 알고 있는 비법이다

놋화로에 구리판, 참숯 등 옛 방식을 그대로 지키는 것도 맛을 내는 요인이다. 황동화로와 순도 99.9% 구리석쇠 위에서 참나무 숯불로 굽는 불고기는 도심에서 쉽게 접할 수 없는 또 다른 멋과 운치가 있다(1인분 1만4천원).
돌산 갓김치와 깻잎생김치 등 남도의 맛을 살린 8가지 밑반찬도 정갈하다. 후식으로 공기밥과 누릉지를 1천원, 냉면을 2천500원에 제공한다. 무엇을 선택하든 고기 먹은 뒤 입가심으로 제격.
점심특선으로 장수곰돌 위에서 뜨겁게 비벼 먹는 돌판비빔밥(5천원)과 세숫대야 크기의 양푼에 담아 내는 냉면(3천~4천원) 등 골라 먹는 재미가 있다. 매운돌판갈비찜(2만~3만원), 오삼불고기(6천원) 등 소문난 남도 손 맛이 그대로 담긴 메뉴들도 추천할 만 하다.
120석 좌석에 20여대 주차 가능한 주차장이 있다. 연중무휴 오전11시부터 밤10시까지 영업. ▷문의:765-3065(광양숯불고기)
김민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