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채로만 육수 우려 시원하고 담백, 깔끔한 김치 맛도 일품

직접 갈아 만든 진짜 도토리묵 제공
집 된장으로 만든 장칼국수 감칠맛

바지락칼국수, 닭 한 마리 칼국수, 녹차칼국수 등 이젠 칼국수도 고급화·전문화 추세. 무엇 하나 남들보다 특화되고 튀는 것이 없다면 살아 남기 어렵다.

그래도 배곯던 시절 읍내 장에서 돌아 온 어머니가 직접 반죽을 밀어 끓인 칼국수를 기억하는 사람들은 칼국수 본연의 토속적인 그 맛을 잊지 못한다.

학성동 구 남경막국수 자리 맞은편에 자리한 유심칼국수(사장:천유순)는 옛 맛 그대로의 칼국수와 수제비를 재현하고 있는 집이다. 문을 연지는 2년이 채 되지 않았지만 고향집 같은 푸근함과 변함없는 맛으로 주변 상인들과 직장인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친정에서 대물림 한 천유순(55) 사장의 손 맛에다 칠순이 넘어서도 칼국수며 김치만두를 직접 빚어 식당 일을 돕고 있는 모친 김순옥(75) 여사의 솜씨가 만들어 내는 작품.

특별하지도 유별나지도 않다지만 담백하고 시원한 국물 맛의 비결은 있다. 멸치같이 비린내가 조금이라도 날 수 있는 재료는 일체 사용하지 않는다. 무·파·다시마 등 6가지 야채만을 3~4시간 우려 낸 육수가 온전히 칼국수 맛을 좌우한다는 게 천 사장의 귀뜸.

여기에 담는 내용물이 무엇이냐에 따라 칼국수도 되고 수제비도 된다. 또 같은 칼국수라도 집에서 직접 담궈 3~4년 묵힌 집 된장이 더해지면 장칼국수로 변신한다.

취향에 따라 양념장을 넣어 먹어도 되고 잘게 썰어 놓은 청량고추를 곁들여도 좋다. 함께 내는 묵은 김치를 곁들이는 것은 오랜 단골들이 즐기는 노하우. 묵은 김치와 겉절이를 함께 내는 이 집 김치는 젓갈을 사용하지 않아 깔끔한 맛이 일품이다. 칼국수 한 그릇에 김치는 서너 접시를 청하는 손님들이 있을 정도. 1인분 3천 원.

국수로는 아쉽다면 강원도식 그대로 빚어 끓인 김치만두국(4천원)을 선택해도 되고, 시원한 냉콩국수(4천원)로 때아닌 더위를 달래 보는 것도 좋을 듯.  

산행을 다니며 직접 주워 갈아 둔 도토리가 효자노릇을 단단히 하고 있다. 푸짐한 도토리묵채(5천원)가 입맛을 당기고 애주가들 사이에 도토리부침(5천원), 도토리묵(1만~2만원)을 찾는 사람도 늘고 있단다.

낙지와 돼지불고기의 환상궁합을 확인 할 수 있는 낙돼지볶음과 고급 술집 이상으로 화려하고 푸짐한 골뱅이소면도 골라 먹는 재미가 있다. 1만~2만원.  

24석 좌석에 연중무휴 오전10시부터 밤9시까지 영업한다. 주차는 주변 노상주차장을 이용. ▷문의:743-6775(유심손칼국수)
김민호  mhkim@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