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칼국수·해물칼국수 등 골라먹을 수 있어

1년 연구 끝에 호박면 개발한 호박박사
대를 이어 13년째 칼국수집 운영

칼국수 그릇 안에서 밀가루와 호박이 만난다면? “칼국수 끓이는데 호박 안 넣는 집이 있느냐”는 반문이 돌아 올 우문이지만 칼국수와 호박이 만나 새로운 맛을 만들어 낸 곳이 있다. 단구동사무소 길 건너 골목 안에 위치한 자매손칼국수(사장:허광영)는 호박과 밀가루를 섞어 반죽한 ‘호박면’으로 원주 미식가들의 젓가락질을 바쁘게 한다.

호박면은 조명기구 도매업을 하다가 IMF 여파로 전업을 결심한 허광영(38) 사장이 재기를 노리고 준비한 작품. 호박과 물, 밀가루의 배합에 그 맛의 비밀이 담겨 있다. 호박 양이 너무 많으면 호박특유의 단내가 먹기에 거북함을 줄 수 있고 너무 적은 경우에는 말 그대로 이 것도 저 것도 아닌 음식이 되어 버리기 때문.

허 사장은 “1년간 커다란 늙은 호박 80여개(칼국수 1만4천 그릇을 만들 수 있는 양)를 버려 가면서 연구에 연구를 거듭한 끝에 배합의 황금비율을 찾아냈다”고 소개한다.

하지만 그 비율을 안다고 누구나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호박의 상태에 따라 배합비도 달라지기에 무엇보다 호박을 그 만큼 속속들이 알아야 한다는 게 허 사장의 귀뜸. 자매손칼국수에서 맛볼 수 있는 장칼국수, 해물칼국수, 미꾸리칼국수에는 모두 허 사장의 노력의 결실이 담긴 호박면이 사용된다.

자매손칼국수가 처음 문을 연 것은 지난 92년. 허 사장의 모친 황명숙(64)여사와 이모 황정숙씨(50) 자매가 그 시초였다. 지난해 2월부터는 허 사장이 그 명성을 잇고 있다.

2년간 숙성시킨 집된장으로 끓이는 장칼국수(3천500원)가 13년째 구수하고 진한 전통 맛을 잇고있다. 낙지 한 마리가 통째로 담긴 해물칼국수(4천원)는 홍합,새우 등을 아끼지 않고 푸짐하게 넣어 시원한 맛이 일품.

미꾸리칼국수(5천원)는 최근 찾는 사람이 부쩍 늘었다. 주문을 받으면 바로 미꾸라지를 갈아 끓여내기에 여느 추어탕집 못지않게 국물 맛이 진하다. 칼국수와 함께 공기밥도 제공된다.

여기에 칼국수와 함께 내는 열무김치와 배추겉절이는 시골김치 특유의 시원한 맛으로 이 집을 맛집 반열에 오르게 만든 일등공신이다. “입덧에 시달리는 며느리가 이 집 김치만 찾는다”며 조금만 팔라고 통사정 하는 사람부터 먹고 남은 김치를 따로 챙겨 가는 사람까지 있을 정도.

모든 메뉴는 전골냄비에 담겨 식탁에서 직접 끓여 가며 먹을 수 있다. 여름철에만 하는 냉콩국수도 별미. 인제농가와 계약을 맺고 직접 받아 쓰는 콩으로 만든다.

60석 좌석에 주변 주차공간은 여유 있는 편. 오전9시부터 오후9시까지 영업하며 매월 첫째 일요일은 휴일.
▷문의:762-8939(자매손칼국수)
김민호  mhkim@wonjutoday.co.kr